[월클뉴스] 교황 '동성 커플 축복' 파장…"결혼 주례도" vs "죄악을 축복"
김서연 기자 2023. 12. 20. 17:23
" 동성애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하느님은 그들을 사랑하시고, 그들과 함께하십니다." "
프란시스코 교황이 동성 커플에 대한 사제의 축복을 허용한다고 선언하면서 전 세계에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가톨릭 교리상 엄격히 금지해 온 동성 간의 사랑을 포용하기로 한 건데요. 다만, 동성애가 교리상 죄악이며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은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먼저, 선언문의 내용부터 자세히 알아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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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코 교황이 동성 커플에 대한 사제의 축복을 허용한다고 선언하면서 전 세계에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가톨릭 교리상 엄격히 금지해 온 동성 간의 사랑을 포용하기로 한 건데요. 다만, 동성애가 교리상 죄악이며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은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먼저, 선언문의 내용부터 자세히 알아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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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커플은 축복...하지만 결혼은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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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공개된 선언문은 “사제가 상황에 따라 판단해 동성 커플을 축복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동성애를 교리상 인정하는 건 아니며 동성 결혼에 대한 축복은 어떤 형태든 계속 금지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가톨릭 교리상 결혼은 '한 남성과 여성이 평생 함께하는 결합'이기에 동성애가 '본질적 무질서'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한 겁니다.
지난 18일 공개된 선언문은 “사제가 상황에 따라 판단해 동성 커플을 축복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동성애를 교리상 인정하는 건 아니며 동성 결혼에 대한 축복은 어떤 형태든 계속 금지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가톨릭 교리상 결혼은 '한 남성과 여성이 평생 함께하는 결합'이기에 동성애가 '본질적 무질서'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한 겁니다.
일단 관용의 범위가 넓어진 것은 분명합니다. 가톨릭 미사나 혼인성사 등 교회 의식의 형태로 이들을 축복하는 것은 안 되지만, 비공식적으로 축복하는 것은 가능하다며 축복의 의미를 확대했습니다. 동성 커플이 교회에 찾아와 축복을 요청했는데 이를 거부하는 행위는 "자아도취적이고 권위적인 엘리트주의"라고 훈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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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계 '뜨거운 감자'된 동성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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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코 교황은 2013년 취임 이후 성소수자에 대한 개방적 발언을 이어왔습니다. 게이 신부에 대해 "감히 누구를 판단하겠는가?"라는 유명한 발언을 남긴 뒤로 "동성애가 죄는 아니다", "관용 부족이 더 문제다"라며 교회가 소수자들을 배제하지 않고 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난 10월엔 성소수자와 성전환자도 세례를 받고 대부모가 될 수 있도록 허락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진보 진영에선 전향적인 움직임이 이어지는 한편, 보수파의 반발도 거세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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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코 교황은 2013년 취임 이후 성소수자에 대한 개방적 발언을 이어왔습니다. 게이 신부에 대해 "감히 누구를 판단하겠는가?"라는 유명한 발언을 남긴 뒤로 "동성애가 죄는 아니다", "관용 부족이 더 문제다"라며 교회가 소수자들을 배제하지 않고 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난 10월엔 성소수자와 성전환자도 세례를 받고 대부모가 될 수 있도록 허락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진보 진영에선 전향적인 움직임이 이어지는 한편, 보수파의 반발도 거세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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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한 진전" 환영..."동성 결혼도 허락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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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바티칸 선언에서 가톨릭 1300년 역사 최초로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인정한 것은 "중대한 진전이자 극적인 전환"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미국의 동성애 가톨릭 신자 단체 뉴웨이즈 미니스트리는 “이번 선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전임 교황들의 가혹한 사목 정책을 뒤집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성소수자 인권 보호에 앞장서 온 제임스 마틴 미국 예수회 신부는 “동성 커플을 축복하고, 하나님의 은총을 그들과 함께 나눌 수 있게 됐다”고 이번 조치를 환영했습니다.
아일랜드의 첫 동성애자 총리인 리오 버라드커는 “교황의 이번 조치에 용기를 얻었다”며 “앞으로 사제들이 동성 결혼도 주례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바티칸 선언에서 가톨릭 1300년 역사 최초로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인정한 것은 "중대한 진전이자 극적인 전환"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미국의 동성애 가톨릭 신자 단체 뉴웨이즈 미니스트리는 “이번 선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전임 교황들의 가혹한 사목 정책을 뒤집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성소수자 인권 보호에 앞장서 온 제임스 마틴 미국 예수회 신부는 “동성 커플을 축복하고, 하나님의 은총을 그들과 함께 나눌 수 있게 됐다”고 이번 조치를 환영했습니다.
아일랜드의 첫 동성애자 총리인 리오 버라드커는 “교황의 이번 조치에 용기를 얻었다”며 “앞으로 사제들이 동성 결혼도 주례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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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 논란 '팽팽'...뿌리 깊은 백안시 극복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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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일부 진보 진영에선 “교회가 동성애를 여전히 포용하지 못했다”고 한계를 지적합니다. 라몬 고메즈 칠레 성소수자 단체의장은 "결혼이 아닌 비공식적 축복"으로 제한하는 것은 "동성 커플은 이성 커플보다 열등하다는 의미를 준다"고 경고했습니다.
보수 진영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캐나다 보수 가톨릭 매체 라이프사이트뉴스는 “이번 성명은 교회가 죄악인 동성애를 축복할 수 없다는 가톨릭의 기존 교리와 모순된다”고 비판했습니다. 울리히 레너 노트르담 대학교 신학자는 이번 결정이 "혼란을 가중시키고 교회의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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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일부 진보 진영에선 “교회가 동성애를 여전히 포용하지 못했다”고 한계를 지적합니다. 라몬 고메즈 칠레 성소수자 단체의장은 "결혼이 아닌 비공식적 축복"으로 제한하는 것은 "동성 커플은 이성 커플보다 열등하다는 의미를 준다"고 경고했습니다.
보수 진영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캐나다 보수 가톨릭 매체 라이프사이트뉴스는 “이번 성명은 교회가 죄악인 동성애를 축복할 수 없다는 가톨릭의 기존 교리와 모순된다”고 비판했습니다. 울리히 레너 노트르담 대학교 신학자는 이번 결정이 "혼란을 가중시키고 교회의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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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교리 변한 건 아니다...사목적 배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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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동성 커플의 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하는 국가는 독일·영국·프랑스·스페인·네덜란드 등 유럽 20개국입니다. 독일의 진보적인 사제들은 이미 수년간 동성 커플들을 축복해왔습니다. 영국 교회도 지난 17일 교회 밖에서 결혼식을 올린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허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우리나라 천주교의 반응은 어떨까요? 서울대교구는 "혼인은 남녀 간 온전한 결합이라는 교회의 교리가 변한 것은 아니다"라며 동성 결혼 반대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다만, 사목적 배려의 차원에서 동성 커플이 원할 때 "적절한 방식을 통해 축복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동성 커플을 합법적으로 인정할지 말지에 대해서는 아직 여론이 엇갈리지만, 이번 바티칸 선언을 통해 성소수자들의 인권 보호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동성 커플의 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하는 국가는 독일·영국·프랑스·스페인·네덜란드 등 유럽 20개국입니다. 독일의 진보적인 사제들은 이미 수년간 동성 커플들을 축복해왔습니다. 영국 교회도 지난 17일 교회 밖에서 결혼식을 올린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허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우리나라 천주교의 반응은 어떨까요? 서울대교구는 "혼인은 남녀 간 온전한 결합이라는 교회의 교리가 변한 것은 아니다"라며 동성 결혼 반대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다만, 사목적 배려의 차원에서 동성 커플이 원할 때 "적절한 방식을 통해 축복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동성 커플을 합법적으로 인정할지 말지에 대해서는 아직 여론이 엇갈리지만, 이번 바티칸 선언을 통해 성소수자들의 인권 보호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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