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수뇌부, 팔 자치정부와 전후 계획 논의…가자 하마스는 반발

김민수 기자 2023. 12. 2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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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도하 소재 하마스 정치국, 팔 자치정부와 협력 원해
가자지구 하마스 이끄는 야히아 신와르는 휴전 강력 반대
하마스 정치국장 이스마일 하니예. 사진은 그가 지난 2021년 레바논에서 국회의장과 회담했을 당시 촬영한 사진. 2021.06.2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카타르에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부가 자신들의 경쟁자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전후 계획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카타르 수도 도하의 하마스 정치국 소속 후삼 바드란은 WSJ에 "우리는 단지 싸우고 싶어서 싸우는 것이 아니다. 제로섬 게임을 지지하지 않는다"라며 "우리는 전쟁이 끝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예루살렘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발언이 주목되는 이유는 카타르 도하에 본부를 두고 있는 하마스의 핵심 부서인 정치국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하마스는 서류상으로는 가자지구를 비롯해 전 세계 모든 하마스 지부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하마스는 유엔과 같은 국제 무대에서 팔레스타인을 대표하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와 오랫동안 갈등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하마스 정치국 내부에서는 이제 PLO에 포함되고 싶어 하고 있다. 바드란은 "국가적 대화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PLO가 모든 팔레스타인 정파를 포함해야 한다고 말해왔다"고 했다.

이를 위해 하마스 정치국은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이끄는 파타당 지도부와 비밀리에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드란을 포함해 기타 하마스 핵심 관계자들은 이 회담에 아랍에미리트(UAE)와 이집트와 친분이 있는 전 가자지구 보안 책임자 모하메드 달란과 살람 파야드 전 팔레스타인 총리도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란은 별도의 인터뷰에서 하마스와 매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하마스의 친구는 아니다"라며 "하지만 하마스 없이 평화를 이룰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양측 회담에 정통한 소식통은 이스마일 하니예와 칼레드 메샬을 비롯한 하마스 고위 정치 지도자들이 이번 회담에 직접 참여했으며, 파타당 측에서는 PLO 서열 2위인 후세인 알 셰이크가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바드란은 만약 하마스가 연합의 일원이 된다면 국제사회, 특히 하마스와의 협력을 꺼리고 있는 유럽 국가들과의 대화가 진전될 수 있다고 말해다. 이번 회담에 참석한 하마스 지도자들은 PLO에 가입하고 1967년 국경선을 기준으로 하는 팔레스타인 국가를 위한 통일 정부 협상을 지지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다만 바드란은 하마스가 적어도 점령 행위가 계속된다면 비무장화하거나 이스라엘에 대한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에후드 야리 연구원은 "하마스 정치 지도부는 가자지구를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가자지구 하마스의 수장인) 야히아 신와르와 그의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공세를 오래 버틸 수 있다고 믿지 않기 때문에 지금 당장 거래를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하마스를 이끌고 있는 야히아 신와르의 모습. 2023.4.14/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이스라엘 관리와 해당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하마스 정치국-파타당 간 회담으로 인해 가자지구 하마스를 이끄는 신와르와의 긴장을 조성했다고 말한다. 이들에 따르면 신와르는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계속 통치하는 것은 원치 않지만, 아직 전쟁에서 패배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따라서 타협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판단 중이다.

실제 신와르는 하마스 정치국과 파타당 간 회담을 사전에 알지 못했으며, 소식이 전해지자, 회담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와르 이외에도 2009년 임기 만료 후에도 2005년부터 PA를 이끌어온 마흐무드 압바스도 현재 진행 중인 회담에 반대할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무엇보다도 PA와 하마스가 가자지구 전후 계획을 세우는 것을 고깝게 보는 이스라엘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이스라엘은 이번 지상작전을 개시하면서 하마스 와해가 최종 목표임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하마스가 PA에 합류하여 전후 가자지구에서 역할을 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이스라엘 관계자는 "비현실적"이라고 잘라 말했다.

팔레스타인 정치 분석가이자 변호사인 다이애나 부투는 PA가 전후 하마스를 단속하고 가자지구를 관리하길 원하는 미국의 반대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미국은 본질적으로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의 '보안 하도급 업체'로서의 PA의 역할이 가자지구로 확대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PA 측에 하마스와 협력하지 말라고 압박을 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하마스는 창설 이래 항상 (팔레스타인) 정치 지형의 일부였다"면서 "하마스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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