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치료병원 비리 의혹' 경찰 본격 재수사...유착 드러날까?
[앵커]
대리 수술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관의 아내가 해당 병원에서 공짜 건강검진을 받았다는 YTN 단독 보도 이후 경찰이 본격적인 재수사에 들어갔습니다.
경찰은 원래 사건을 맡았던 서울 서부경찰서도 압수수색 했는데, 경찰관이 병원과 유착관계를 맺고 수사 기밀을 유출했는지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이 내용 취재한 사회부 우종훈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YTN 보도가 나간 뒤 경찰은 어떤 부분을 새롭게 들여다보고 있습니까?
[기자]
앞서 YTN은 병원을 수사하고 있던 서부서 경찰관과 병원 사이에 유착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YTN 보도 이후 경찰은 대리 수술 의혹을 받는 척추치료병원에 대한 수사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했습니다.
또, 원래 이 사건을 수사하던 팀의 책임자인 서울 서부경찰서 경위급 경찰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입건하고 압수수색 정보를 병원에 사전에 알려줬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관의 비위 의혹과 관련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수사는 서울경찰청에서 하고 있고요,
대리 수술 의혹과 관련한 수사는 기존의 서부경찰서가 아닌 마포경찰서로 이첩된 상태입니다.
[앵커]
넉 달 전 경찰이 병원을 한 차례 압수수색 했다는 내용 역시 YTN 단독 보도로 알려졌었는데요,
경찰이 해당 병원을 또, 압수수색 했다면서요?
[기자]
네, 원래 사건을 수사하고 있던 서부서는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 8월, 대리 수술 의혹과 관련해 병원을 압수수색 했습니다.
원래 이 사건은 공익 신고자가 병원에서 대리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을 폭로하면서 시작됐는데요,
YTN 보도가 나가고 사건을 넘겨받은 마포서는 지난주 서부서가 압수수색 했던 병원을 상대로 또다시 강제수사했습니다.
같은 날 서부서 경찰관의 비위 의혹을 들여다보는 서울청도 서울 서부경찰서, 그리고 해당 경찰관 집에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앵커]
경찰이 한번 압수수색 했던 병원에 대해 또 강제수사에 나선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쉽게 말해, 앞서 서부서가 압수수색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하기 때문입니다.
사건을 처음부터 살펴보고 있는 마포서는 과거 압수수색 당시 객관적 증거물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병원은 대리 수술 외에도 수십만 원에 이르는 비싼 비급여 치료재료를 실제 사용한 것보다 많이 썼다고 부풀려 환자들에게 비용을 과도하게 청구했다는 사기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피해자인 환자들의 진료 영수증 같은 자료들이 확보돼 있어야 할 텐데 서부서는 이런 자료들 일부를 확보해가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 어떤 수사에 있어서든 주요 피의자의 휴대전화는 가장 기본이 되는 증거물인데, 병원장의 휴대전화는 확보해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현재는 경찰 압수수색이 끝나고 병원장이 휴대전화를 바꿨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고요,
심지어 대리 수술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와중에도 또, 대리 수술을 이어왔다는 의혹도 나와 경찰이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즉,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보니 불법 의료행위도 버젓이 이어갈 수 있던 걸로 의심되는 상황인 겁니다.
[앵커]
압수수색 정보가 병원 측으로 사전에 유출됐다는 YTN 보도 이후 진행되고 있는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나요?
[기자]
YTN 보도 이후 경찰은 병원 행정 관계자를 증거인멸 혐의로 새롭게 입건했습니다.
앞서 취재할 때 만난 관계자는 압수수색 정보를 알고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척추치료병원 행정 관계자 : 압수수색 오는 걸 우리가 어떻게 알아요. 제가 '네'라고 대답하겠어요? 우리는 몰랐어요.]
경찰은 입건된 병원 관계자가 압수수색이 나올 것을 알고 있던 상태에서 압수 대상 물품이었던 비급여 치료재료 관련 거래명세서를 조작해 제출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서부서의 압수수색이 끝나고 당시 제출되지 않았던 주요 증거들을 파쇄해 없앴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 경찰은 앞서 수사를 맡았던 서울 서부경찰서 경찰관이 수사 기밀을 누설한 걸로 보고 있는 건가요?
[기자]
네, 경찰 압수수색 전 병원 행정 관계자가 직원들에게 대비를 지시한 내용을 보면 경찰이 어떤 자료를 가져갈지 상당히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확보된 당시 자료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경찰이 곧 압수수색에 나설 테니 모든 일을 멈추고 수사 대비에 전념하라고 했고요,
또, 압수수색이 나올 거란 정보는 병원장이 누군가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병원장에게 정보를 준 인물이 수사 담당 팀장이었던 서부서 경찰관이 아닌지 의심하고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 경찰관은 대기발령 상태입니다.
[앵커]
해당 경찰관과 병원 간 유착관계가 엿보이는 부분들을 다시 한 번 짚어주시죠,
[기자]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입건된 서부서 경찰관 아내는 지난달 해당 병원에서 공짜 건강검진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여성은 검진 하루 전날 병실에 입원하고 다음날 위와 대장내시경 등 종합검진을 받았는데요,
이날 잠복 취재를 하고 있다가 이 여성이 돈을 내지 않은 상태에서 병원을 나선 사실을 확인하고 당사자들에 대한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여성은 취재가 시작되자 검사가 남은 상태에서 식사하러 잠깐 외출했던 것이고 병원에 돌아와 돈을 냈다며 공짜 검진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남편이자 병원 수사를 하던 경찰관은 전날 아내가 입원할 때 병원을 찾았고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행정 관계자와 짧게 대화를 나누기도 했는데요,
이게 적절하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엔 아내의 물건을 갖다 주러 잠깐 들린 것뿐이었다고 답했고,
당시 병원 행정 관계자가 수사 결과를 물어보기도 했지만 말해줄 수 없다고 하고 병원에서 나왔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앞으로 경찰 수사로 밝혀져야 하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기자]
우선 서부서가 압수수색 할 당시 객관적 자료들이 제대로 걷히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병원과 경찰의 유착 의혹이 구체적으로 규명돼야 하는 상황입니다.
경찰은 병원장과 증거를 없앤 혐의를 받는 행정 관계자의 휴대전화 등을 가져가 압수물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유착 의혹이 사실인지,
또,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입건된 서부서 경찰관 외에도 수사기밀을 유출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또 다른 인물이 있는지도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사회부 우종훈 기자였습니다.
YTN 우종훈 (hun91@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인도 길거리서 성추행당한 한국 유튜버..."가해자 체포"
- "쉿, 비밀"...SRT 열차 안에서 몰래 흡연 방송한 유튜버 '논란'
- 장애 있는 청소 노동자 조롱한 운동부 중학생들…'출전 정지'
- 경복궁 낙서에 '레이저'까지 동원...쉽지 않은 복구 작업 '난항' [Y녹취록]
- 눈 내린 에버랜드...한국에서 마지막 겨울 만끽하는 푸바오 [포토]
- "돈 때문에 수학여행 못 가"…비용 대신 내준 학부모가 전한 '솔직 심정'
- 중학교 때 쓰던 가방 속 휴대폰 공기계 깜빡...결국 부정행위 처리
- 세계적 암 권위자 "조폭들 암 치료 효과 더 좋아...왜?"
- 우크라이나 "트럼프 원조 끊으면 몇 달 안에 원자폭탄 개발 가능"
- [속보] 윤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중 정상회담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