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팬데믹 기간 ‘간병 살인’ 급증…“국가 의료시스템 한계 여파”

정미하 기자 2023. 12. 2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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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이른바 '간병 살인' 증가에 몸살을 앓고 있다.

간병 살인은 오랜 기간 노부모나 친인척을 간병하다 지친 이들이 존속 살인을 저지르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격리로 가정에서 가족을 돌보던 이들의 피로도가 쌓이면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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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이른바 ‘간병 살인’ 증가에 몸살을 앓고 있다. 간병 살인은 오랜 기간 노부모나 친인척을 간병하다 지친 이들이 존속 살인을 저지르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격리로 가정에서 가족을 돌보던 이들의 피로도가 쌓이면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일본 아이치현 소재 아이치대학 연구를 인용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동안 8일에 1명꼴로 일본 노인이 가족에 의해 목숨을 잃거나, 자신을 돌보던 친척을 살해한 후 자살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는 병든 친인척을 돌보는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한 사망자만 집계됐을 뿐, 심각한 단계에 이른 건수는 집계되지 않았다.

노무라 무쓰히코(83세)와 아내 노무라 준코(80세)가 2023년 3월 28일 일본 도쿄 자택에서 콜롬비아와의 일본 대표팀 축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로이터

연구를 진행한 유하라 에츠코 아이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팬데믹 기간, 사람들이 강제로 격리된 상태에서 훈련받지 않은 가족들이 병든 친인척을 돌보면서 간병 살인이 몇 년동안 더욱 악화한 듯하다”며 “우선가족을 돌봐야 한다는 무거운 짐, 또다른 하나는 가족 내 관계에 의해 살인과 자살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남편이나 아내가 병든 배우자를 돌볼 경우 경제적, 육체적, 정서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강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일본 도쿄 경찰은 지난 16일, 병든 아내(81)를 목졸라 살해했다고 신고한 남성(86)을 자택에서 체포했다. 그는 자신이 지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지난 1일에는 미야기현 경찰이 공원 벤치에 버려진 여성(86)을 발견했다. 실직 상태였던 그의 아들(57)이 장기간 어머니를 돌보다 공원에 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해당 여성은 장기간 추위에 노출돼 사망했다.

SCMP는 “간병 살인은 코로나19 팬데믹 봉쇄 기간에 더욱 강화했다”며 “사람들이 갑자기 고립되면서, 그들이 직면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사람이 없어진 것이 악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가 의료시스템이 한계점에 이르렀고, 집에서 돌봄을 받는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해진 것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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