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과 가깝고 멀었다"..호남 거상된 김홍국 하림회장
김 회장이 ‘새만금 공항이 불필요하다’고 발언을 했다는 양경숙 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두고 전북 시민사회가 술렁일 정도다.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최소한 (나는)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다”며 김 회장을 감싸고 나섰지만 사태가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전북 익산이 고향인 김 회장의 입이 호남을 대표하는 '빅 마우스'가 된 것이다.
20일 정재계에 따르면 김 회장이 전현직 정부 인사들과 모두 가까이 하면서 줄타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까지 나오고 있다. 김 회장이 전북의 숙원사업인 새만금 개발을 두고 애매한 태도를 취하는 것을 두고 이같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김 회장은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참여하고 있는 전북 원로 및 경제인 모임에도 몸을 담고 있다. 이 모임은 최근 “새만금 SOC 예산이 기재부의 전횡으로 쭉정이만 남게 됐다.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현 정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김 회장이 속한 이 모임에는 김원기(전 국회의장), 김덕룡(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부의장), 이강국(전 헌법재판소장), 신상훈(전 신한은행장), 정세균(전 국무총리), 정동영(전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 등이 참여중이다.
이들 전북의 정치인과 재계 인사, 전북도민회 회장단은 새만금의 원활한 개발 추진과 SOC 사업 예산 복원을 위해 원로시국회의를 갖고 호소문까지 발표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새만금 개발을 두고선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새만금이 30여년 전에 시작됐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야 대통령의 실용적 정책으로 일이 잘 돌아가는 것 같다"고 윤 정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전북 지역을 방문해 전북지역 기업인들과 해물탕 만찬을 가진 뒤 나온 김 회장의 극찬이었다.
김 회장은 뿐만 아니라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윤 정부에서 실세장관으로 손꼽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해 6월 전북 익산의 ㈜하림 공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재임시절 익산의 하림공장을 직접 찾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림은 각종 편법승계와 계열사 부당지원 등으로 정부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하림그룹의 성장의 발판이 된 닭고기 사업이 전국민의 먹거리와 연관된다는 점때문에 끊임 없는 검찰과 공정위의 조사 대상이었다.
이미 팬오션 인수를 통해 김 회장은 해운업계에 먼저 발을 들여놨다. 팬오션 인수 이후 고공행진하는 해운시황 덕분에 떼돈을 벌었다. 이같은 성공신화를 다시 한번 쓰겠다는 김 회장의 의도로 여겨진다.
하림이 내년 상반기 거래를 마치면 국내 1위 벌크선사인 팬오션과 국내 1위·세계 8위 컨테이너선사인 HMM을 모두 갖춘 선사가 탄생하게 된다. 또한 하림은 재계 27위에서 13위로 단숨에 도약했다. 하림은 특히 현 재계 14위 한진과 범 삼성가인 재계 13위 CJ를 뛰어넘고, 재계 12위인 KT와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전북에 연고를 둔 기업중에선 사상 처음이다.
검찰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하림·올품·한강식품·동우팜투테이블·마니커·체리부로 등 6개사를 무더기 불구속 기소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중 올품 등 5개 업체는 2005년 11월∼2017년 7월 총 60차례에 걸쳐 육계 신선육 판매가격을 직접 협의하거나 판매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생산량·출고량을 협의한 혐의를 받기도 했다. 올품은 김홍국 하림 회장 장남 김준영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였다.
경영승계 적법성 여부를 두고 논란이 되기도 했다. 준영씨는 대학생이었던 지난 2012년 올품을 물려받았고, 이후 100억원의 증여세를 납부했다. 공정위는 김 회장이 아들 준영씨에게 비상장 계열사인 올품의 지분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일감 몰아주기와 편법증여가 이뤄졌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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