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기업인·전직 정부 인사들 4년 만에 얼굴 맞대고 공급망 대응 살폈다

서울서 '한중 기업인 및 전직 정부 고위인사 대화' 개최

2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제4회 한중 기업인 및 전직 정부 고위인사 대화'에서 유일호(왼쪽) 한국 측 위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인과 전직 정부 관계자들이 4년 만에 얼굴을 맞대고 유명 산업 발굴과 공급망, 탄소중립 등 현안 대응을 함께하기로 뜻을 모았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는 2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서울에서 '제4회 한중 기업인 및 전직 정부 고위인사 대화'를 열고 이런 내용의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2018년 시작한 한중 기업인 대화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1.5트랙 대화 플랫폼'으로 양국 대표 기업과 전직 정부 인사가 참석해 양국 경제계 협력을 도모해 왔다.

한중 기업들이 직접 만나는 행사는 2019년 이후 처음이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행사가 열리지 않았고 지난해에는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이날 한국 측에서는 위원장인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서진우 SK그룹 부회장, 명노현 LS그룹 부회장, 신현우 한화 사장 등 기업인과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최석영 전 외교부 자유무역협정(FTA) 교섭대표 등 전직 정부 인사 및 유관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중국에서는 위원장인 비징취안 CCIEE 상무부 이사장과 닝지저 부이사장, 마융성 중국석유화학공업그룹 회장, 리우징쩐 중국국약그룹 회장, 덩지엔링 중국화능그룹 사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유 전 부총리는 인사말에서 "양국은 글로벌 환경 변화를 인식하고 각자 위상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하며 기후 변화나 디지털 통상 분야 등 미래 대응을 위해 협력하며 새로운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징취안 상무부 이사장은 "양국은 밀접한 경제무역 파트너로 함께 성공하고 발전하는 공생공존 관계"라며 "중요 분야에서는 대규모 협력을 통해 제3국 시장을 공동으로 개척해 산업공급망 안정을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양측 위원단은 "양국 간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경제 협력을 도모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안정적 공급망 구축 협력 △기후변화 대응과 제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탄소중립 공동 노력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후속협상 촉진 △지식재산권 보호 △메디컬 헬스케어 분야 협력 △디지털 통상 대응 협력 추진 등이 담겼다.

다만 강제 조항이 아닌 선언적 성격의 합의문인 만큼 실제 이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중 기업인은 지난해 12월 제3회 한중 기업인 및 전직 정부 고위 인사 대화에서 공급망 분야에서의 협력과 소통을 강화하고, 지역 간 산업체인 및 공급망의 원활한 교류, 개방, 포용 발전을 촉진한다는 내용의 공동 선언문을 만들었다. 그러나 중국의 대(對)한국 요소 수출 제한 등 일부 품목을 두고 여전히 공급망 갈등을 겪고 있다. 내년 행사는 중국 측 주최로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