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대위원장 이번주 추대...與 원로들도 "아낄 때 아냐"
국민의힘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추대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관측된다. 여당 원로들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에 큰 이견이 없다는 입장을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에게 전달했다. 윤 원내대표는 21일 내년도 예산안 처리 직후 비대위원장 선출 절차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20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상임고문단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윤 권한대행은 지난 13일 김기현 전 대표가 사퇴한 이후 14일 중진의원 연석회의, 15일 비상 의원총회, 18일 현역 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고 의견 수렴에 나섰다.
당내 원로들이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는 데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낼 것이란 일각의 관측과 달리 이들은 당이 절체절명 위기 상황에 놓인 만큼,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당장 '한동훈 카드'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유흥수 상임고문은 이날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대체로 한동훈 장관이 비대위원장이 되는 것에 대해 별 이의는 없는 것 같은데, 여러 걱정하는 이야기들이 있었다"며 "정치 경험이 너무 없지 않나, 윤 대통령과의 당정관계가 수직적이 되지 않겠나, 아껴야 되지 않겠나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경험이 없다는 문제는 사회가 급격히 변하는 마당에 하나의 경험이라는 게 그렇게 큰 리더십이 아니지 않나. 한 장관은 상당히 능력이 있는 분이기 때문에 남의 경험을 자기 경험으로 살릴 수 있는 사람"이라며 "당정관계 문제는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아주 신뢰가 있는 관계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바른 소리를 할 수 있다는 얘기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장관의 정계 등판 시기가 이르다는 지적에는 "이순신 장군은 배 12척이 남은 상황에서 임진왜란에서 승리했다"며 "국민의힘 상황이 배 12척 남은 상황과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식으로 등판해서 승리로 이끌어가야지 선거에서 지고 난 뒤에는 아껴서 뭐 하나. 아무 소용도 없는 상황 아니냐"라며 "물론 상당히 여러 걱정도 있지만 선거가 몇 달 남지 않은 시기에는 배 12척을 한 장관에게 맡겨 보자는 식의 중지가 모아졌다"고 했다.
목요상 상임고문은 "정치판에서 때가 묻은 사람보다는 오히려 무색 투명한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게 되면 젊은 MZ세대도 많이 호응을 할 것 아닌가"라고 했다.
간담회에서는 4~5명 정도가 비대위원장보다는 선대위원장을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상임고문은 "(한동훈 비대위원장 인선이) 좋겠다고 하면서도 걱정하는 사람은 4~5명이었다"며 "걱정은 나도 된다. 걱정, 우려는 다 있지만 한동훈 비대위원장으로 가야 하지 않겠냐는 게 대세였다"고 말했다.
윤 권한대행은 이날 간담회 후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의견 수렴을 순차적으로 해왔는데 오늘 사실상 의견 수렴 과정은 마무리할까 한다"며 "이제 제가 여러가지 고민과 숙고를 통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최종 결정 시기와 관련해서는 "(내년도 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고 나서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정리하겠다"고 했다.
여야간 예산 합의가 마무리돼 21일 본회의에서 처리를 앞둔 만큼 이번주 내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남은 건 윤 권한대행의 결단이다. 윤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 후보를 지명하면 전국위 의결을 거쳐 임명된다. 이미 지난 18일 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40% 정도가 한 장관이 선대위원장에 더 적합하다고 주장하면서 만장일치 추대 기류엔 금이 간 상황이라서 어떤 결정이든 잡음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당내 현역의원들 상당수는 친윤계 의원들이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밀어붙이는 데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윤재옥 대표가 바람을 맞서 자신의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그간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신임을 얻은 윤 권한대행이 내년 총선을 좌우할 비대위원장 인선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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