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폭발·오로라가 한 컷에... 관광객이 목격한 아이슬란드 황홀경
화산 폭발과 오로라, 하나도 보기 어려운 두 자연 현상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화산 폭발이 일어난 아이슬란드 남서부 레이캬네스 반도에서 용암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과 밤하늘의 오로라가 동시에 포착돼 놀라움을 주고 있다.
19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인 관광객 소피 몰로이(21)는 아이슬란드를 방문했다가 이런 장면을 목격해 일생에 한 번뿐일 이 모습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담았다. 그는 비행기 안에서 이 장면을 목격했으며, 그를 포함해 비행기에 탑승한 모든 승객이 이 아름다운 장면을 누렸다. 몰로이가 공유한 사진에는 녹색 오로라가 커튼처럼 펼쳐진 밤하늘 아래 시뻘건 용암이 솟구치는 화산의 모습까지 담겼다.
아이슬란드를 단 이틀간 방문한 그와 그의 가족은 영국행 비행기가 연착되면서 뜻밖의 행운을 얻었다. 당시 레이캬네스 케플라비크 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은 화산활동 등으로 상당수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18일 오후 7시55분에 출발할 예정이던 비행기는 19일 오전 1시 35분이 되어서야 이륙했다고 한다.
그는 “비행기 창문 너머로 이 장면을 볼 수 있었고, 승객들은 모두 행복해했다”며 “비행기가 지연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화산 폭발과 오로라를 한눈에 담는 일을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캬네스 반도에서 몇주간 이어진 지진 활동 끝에 18일 화산이 폭발하며 용암을 분출했다. 아이슬란드 기상청은 이날 밤 10시 15분경 레이캬네스 반도에 위치한 도시 그린다비크에서 북쪽으로 약 3km 떨어진 하가펠 근처에서 화산이 폭발해 초당 약 100~200㎥의 용암이 흘러나왔다고 밝혔다. 용암이 지면에서 100m 가까이 솟구치는 장면도 목격됐다. 폭발로 인해 생긴 지면 균열은 약 3.5km로 측정됐다.
아이슬란드 공공기관 등에서 제공한 실시간 영상을 보면, 땅의 갈라진 틈에서 용암이 분출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는데, 붉은 용암이 어두운 밤하늘과 선명한 대조를 이뤘다. 용암에서는 연기 기둥도 쉼 없이 솟아올랐고, 분출한 용암은 지표면을 따라 흘러내렸다. 전문가들은 폭발이 최대 10일까지 지속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지 경찰은 경보 수준을 높였으며 민방위대는 비상대원들이 상황을 파악하는 동안 주민들에게 해당 지역에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당국은 이미 지난달 어촌 마을 그린다비크에 거주하는 약 4000명의 주민을 대피시키고 인근 유명 관광지인 ‘블루 라군 온천’을 폐쇄한 바 있다.
‘불과 얼음의 땅’으로 불리는 아이슬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화산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곳이며, 오로라를 관측할 수 있는 명소로도 유명하다. 오로라는 태양에서 방출되는 플라스마 입자가 지구 대기권 상층부의 자기장과 마찰하여 빛을 내는 현상으로, 주로 극지방 상층 대기에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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