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터뷰] "제발 지나가길"...활동가에게 듣는 '쪽방촌의 한파'

YTN 2023. 12. 2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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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앵커

■ 출연 : 이동현 '홈리스행동' 활동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큐]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안녕하십니까? 관련 보도를 보니까 거기 계신 분들이 그냥 견딘다, 버틴다, 이런 인터뷰가 많더라고요. 아무래도 쪽방촌은 10년 이상 거주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여느 겨울보다 이번 겨울이 춥다고 얘기하시나요?

[이동현]

겨울이 춥다는 건 예상할 수 있지만 워낙 주택 거처가 열악하다 보니까 별도의 대책을 강구하기 굉장히 힘든 상황이셔서 그냥 자구책을 쓰시는 수밖에 없어요. 가능한 한 외출을 하지 않으신다든지. 오히려 조금이나마 따뜻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신다든지 그 정도 수준인 것 같습니다.

[앵커]

자구책을 좀 더 설명해 주시죠. 어떤 식으로 버티고 계신지.

[이동현]

이불이나 이런 것들을 서울시 혹한기 정책으로 지원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난방용품을 지급한다든지 이불을 지급한다든지 이런 것들이 있고 그리고 응급대피소라고 그래서 평상시에 노숙인 임시보호시설이나 이런 데 평소 300명 정도 이용할 수 있게 확보하고 있는데요. 이것을 2배 정도 600석 정도로 늘린다든지 그리고 거리에 사시는 분들 같은 경우에 응급 쪽방을 제공해서 거리에서 고시원이나 쪽방 같은 곳으로 이전하게 한다든지 이 정도의 대책을 하고 있는 거죠.

[앵커]

아래 자막에서 항상 춥다, 이런 자막이 있었는데 쪽방의 특성상 벽이 얇고 또 내장재도 일반 건물보다 취약하다 보니까 그런 점들도 힘들 것 같거든요. 어떤 점이 가장 힘들까요?

[이동현]

일단 벽 자체에서 바람이 새는 경우도 굉장히 많이 있고요. 쪽방 건물의 30% 정도는 목재입니다. 나무로 만든 집에서 겨울을 나기 얼마나 어려울지 쉽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또 하나는 아예 대문이 없는 집들이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들어오는 바람을 그냥 집 안으로 인입해야 되는 그런 문제가 있고. 그다음에 연료를 보면 도시가스 비율이 52%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전기장판이나 전기패널. 연탄 쓰는 가구가 한 10% 정도 되고요. 그래서 연료원도, 에너지원도 굉장히 취약하고 건물이 굉장히 낡아서 단열에 취약하고 이렇기 때문에 양 측면에서 보온하기가 굉장히 어렵죠. [앵커] 문 없는 집에서 겨울을 난다. 참 힘드실 것 같은데. 그런 문제는 역으로 여름에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아까 목재 얘기도 하셨는데. 여름도 마찬가지로 힘들 것 같아요.

[이동현]

맞습니다. 현 정부 들어서 쪽방에 에어컨을 설치해서 냉방대책을 마련하셨거든요. 없는 것보다는 도움이 된다는 말씀을 하세요. 그렇지만 냉기를 가두기 위해서는 문으로 냉기가 빠지지 않아야 되는데 그렇지 못하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벽이 허술해서 냉기가 샌다든지 이런 문제가 있고. 또 하나는 쪽방을 굉장히 여러 가구가 쓰고 있는데 냉기를 오래 갖고 있기 위해서는 환기통풍을 하지 말아야 되는 그런 문제가 있는데 특히 작년까지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는 굉장히 방역에 이런 것이 취약하게 되는 그런 역효과를 오히려 가져온 부분도 있죠.

[앵커]

한파의 가장 기본적인 난방도 힘들겠습니다마는 씻는 문제도 고역일 것 같거든요. 당장 뜨거운 물이 나올까 이런 생각도 들고. 샤워시설도 걱정되는데. 어느 정도인가요?

[이동현]

맞아요. 화장실이나 샤워실을 몇 가구당 1개 이상 구비를 해야 된다든지 온수시설을 어떻게 해야 된다든지 이런 규제가 쪽방, 고시원 같은 경우는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건물주 재량에 따라서 주민들의 삶의 질이 좌우되는 건데 어떤 건물 같은 경우는 같은 층에 사시는 주민들이 돈을 모아서 전기온수기를 사서 갈았는데 그마저도 2명 정도 샤워하면 끝나는 거라서 쓰지 못하고. 아예 노숙인시설 가서 씻는다든지 씻는 걸 포기한다든지 이렇게 하고 계시고요.

다만 서울시가 동행목욕권이라고 해서 한 달에 두 번 목욕할 수 있는 목욕권을 주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이것도 쪽방으로 인정된 주민한테만 주지 쪽방으로 인정되지 않는 주민은 받을 수 없어서 그것에 따른 상대적인 박탈감도 느끼실 것 같습니다.

[앵커]

쪽방으로 인정받는 절차가 따로 있습니까?

[이동현]

쪽방에 대한 개념 정의 자체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디가 쪽방이냐 아니냐 이것을 객관적으로 드러낼 수 없는 건 없고 행정의 재량에 100% 달려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말씀 들어보니까 건물주의 재량에 따라서 삶의 질이 다를 수 있다고 하셨는데. 그런 기준을 좀 일반화하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아직 그런 대책은 없나 봅니다.

[이동현]

맞습니다. 그런데 이런 주장은 쪽방이 정책 대상으로 들어온 지가 2000내년이거든요. 20년이 넘었습니다. 그때부터 정책연구나 이런 데서 계속 쪽방에 대한 개념 정의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돼 왔지만 지금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서 정책당국 입장에서는 지원대상을 늘리는 것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예산을 많이 써야 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부담을 갖고 있는 것 같고 그래서 실제로는 쪽방과 똑같거나 저희가 조사해 보면 오히려 쪽방보다 더 열악한 거처임데도 불구하고 지원에서는 배제되어 있어서 아까 말씀드렸던 에어컨 설치나 난방물품 이런 것들을 지급받는 데 있어서 배제되는. 오히려 쪽방 주민보다 더 열악한 지위에 있는 분들도 많이 계시는 게 사실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말씀을 들어보니까 아까 목욕쿠폰사업 이런 것도 필요하겠습니다마는 서울시가 주야간 순찰반까지 편성을 해서 특별보호대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마는 그것보다는 좀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게 시급하다고 들리거든요.

[이동현]

맞습니다. 정확히 사회자께서 지적을 하신 것 같습니다. 이거는 활동가들뿐만 아니라 홈리스 정책연구하는, 주거복지 정책연구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홈리스에게는 주거 우선 정책을 써야 된다. 하우징포스트라는 정책을 써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고 이거는 홈리스 정책에 성공한 나라들의 정책 예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뭔가 적정 주거를 홈리스라고 하면 거리에 계신 분들뿐만 아니라 쪽방, 고시원 이렇게 사는 분들 다 포함하는 건데요.

홈리스에게 적정한 주거를 제공하고 거기에 고용, 의료, 급식, 상담 이런 것들을 복지정책을 쌓는 방식이어야지 정책적 누수가 없고 효과가 크다라는 건데 역시 쪽방이나 고시원 주민, 거리 홈리스에 대한 정책 역시 뭔가 목욕권 주고 식권 주고 이불 나눠주고 이런 것보다는 이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해 주고 혹은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해서 적정 주거로 이전하되 기존의 생활권을 깨지 않도록. 왜냐하면 기존에 지인이나 인간관계라든지 복지자원 이런 것들이 있기 때문에 적정 위치에 적정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중점적으로 그런 정책과 같이 어떤 대인지원서비스가 같이 가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활동가님 말씀 들어보니까 20년 전에도 쪽방촌 개념이 그때부터 논의를 시작했습니다마는 여전히 모호하다, 이렇게 들리는 게 하나 눈에 띄고 또 한 가지 적정한 주거환경. 지금 활동가님 옆으로 저희가 쪽방촌의 모습, 이런 건 매해 보도를 해드리고 있습니다마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아 보이거든요. 쪽방촌의 개념 정립 또 한 가지 적절한 주거환경을 위해서 발판을 누가 마련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이동현]

쪽방 말씀을 하셨으니까 쪽방이 대부분 지역이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어요. 굉장히 오래된 동네다 보니까 건물도 오래되고 100년 넘은 건물들도 종종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고치는 게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랬을 때는 여기를 정비사업을 통해서 정비를 차차 해나갈 텐데. 그럴 때 기존 원주민들이, 기존 선주민들이 재정착할 수 있도록 그들을 위해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이거는 쪽방 주민들이 제일 먼저 말씀하는 정책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사업을 발표한 곳이 전국에 서울 두 곳, 대전, 부산 이렇게 있지만 서울 같은 경우 영등포는 조금 진행이 되고 있는 반면 제일 큰 쪽방촌 서울 용산구 동자동 같은 경우에는 공공주택 사업이 선언만 하고 첫 절차인 지구지정도 안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주민들이 굉장히 불안해하시는데. 정부가 2021년도 2월에 선언한 동자동 쪽방의 공공임대주택을 짓겠다라는 약속을 빨리 지구지정으로 이행을 해 주시는 게 가장 급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민간개발 지정되어 있는 데들이 많이 있는데요. 이들 같은 경우는 쪽방 주민에 대한 주거대책이 없는 데가 많습니다. 그래서 쪽방 주민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쪽방지역에 임대주택을 짓는 정책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 환경을 개선하는 데 오늘 인터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기를 바라면서 이동현 홈리스행동 활동가님과 함께 말씀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활동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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