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된 ‘아쿠아맨’, 유머라는 삼지창 들고 돌아왔네[리뷰]
DC 히어로 아쿠아맨이 ‘아빠’가 되어 돌아왔다. 그의 손에는 유머와 가족애라는 삼지창이 들려 있다.
20일 개봉한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은 <아쿠아맨>(2018) 이후 5년 만의 후속작이다. 새로운 히어로 아쿠아맨(제이슨 모모아)의 탄생을 알린 전작에 이어 바닷속 세계 아틀란티스의 왕이 된 그의 활약이 펼쳐진다.
그사이 아버지가 된 아쿠아맨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메라(앰버 허드)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을 돌보고, 왕 노릇도 해야 한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회의에서 아쿠아맨은 여러 부족의 민심을 달랜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평화로운 일상을 깨는 빌런이 나타난다. 전편에서 아쿠아맨에게 아버지를 잃은 해적 ‘블랙 만타’(야히아 압둘마틴 2세)다. 복수의 칼날을 갈아온 그는 오래전 세상을 정복하려다 봉인당한 고대 왕국의 무기 ‘블랙 트라이던트’를 손에 넣는다. 아쿠아맨은 더 강해진 빌런을 상대하기 위해 자신의 적이었던 이부동생 ‘옴’(패트릭 윌슨)에게 도움을 구한다.
익숙한 이야기다. 평범한 인간 악당이 재기하려는 옛 악당의 힘을 빌려 복수를 꾀하는 것은 이 장르가 즐겨 써온 설정이다. DC는 이야기의 한계를 인정한 듯 보인다. 대신 효과가 확실한 전통적 무기를 들고나왔다. 가족애와 유머다.
이부형제인 아쿠아맨과 옴은 티격태격하면서도 힘을 합쳐 악당을 무찌른다. 형에게 왕좌를 빼앗겨 복수를 꿈꿨던 옴은 아쿠아맨의 진심에 조금씩 마음을 연다.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인 유머 역시 주로 아쿠아맨과 옴이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나온다. 익숙하지만 또 그만큼 확실한 무기다. 아쿠아맨의 아내이자 아틀란티스의 여왕인 메라는 전편보다 비중이 대폭 축소됐다. 메라 역의 허드가 전남편 조니 뎁과 소송 중인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비로운 바다 아래 세계의 모습과 이 안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액션은 여전히 눈길을 끈다. 오징어, 문어 등 해양생물을 모티브로 한 로봇 등 감초 캐릭터는 유머의 한 축을 담당한다.
전작을 연출한 제임스 완이 이번에도 메가폰을 잡았다. <쏘우> <컨저링> 등으로 유명한 ‘공포 장인’이다.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은 위기에 빠진 DCEU(DC의 확장 유니버스)의 문을 닫는 마지막 작품이다. 추운 겨울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기엔 충분한 영화다. 다만 긴 슬럼프를 통과하고 있는 DC의 미래를 밝게 점치기엔 모자람이 없지 않다.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4분.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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