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세미 "부천 SiC 팹, 올해 매출 두자릿수 성장...차량용 80%"
(지디넷코리아=이나리 기자)"온세미 부천사업장의 주력 생산품인 실리콘 카바이드(SiC) 반도체가 글로벌 전체 매출에 많은 기여를 하며 전력반도체의 핵심 허브로 거듭났습니다."
온세미 코리아를 이끄는 강병곤 대표이사가 지디넷코리아와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온세미 부천 공장에서 생산하는 SiC 칩은 고객사인 테슬라, 현대기아차 등 주요 자동차 기업에 공급된다. 이에 힘입어 온세미 코리아의 올해 매출은 전년보다 두 자릿수 성장한 성과를 냈다. 온세미는 전 세계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온세미는 국내에서 R&D 센터와 제조시설을 운영하는 유일한 외국계 반도체 기업이다. 온세미 부천 공장은 1974년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시작한 곳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력반도체를 생산한 곳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999년 삼성전자는 전력용 반도체 사업부문을 외국 반도체 기업 페어차일드에 매각했고, 2016년 온세미는 페어차일드를 인수하면서 부천공장을 확보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강병곤 온세미 코리아 대표이사는 37년간 반도체 업계에 몸 담은 반도체 전문가다. 강 대표는 1986년 현대전자(옛 하이닉스)에 입사해 QC 엔지니어, 현대반도체 미국법인의 QC/QA 매니저,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공장 공장장, 2010년 페어차일드코리아반도체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실무와 경영 부분에서 두루 이력을 쌓았다. 이후 그는 2016년 온세미가 부천사업장을 출범할 당시 대표이사로 취임해 사업을 이끌어 왔고, 2018년에는 국내 전력반도체 공급망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이번 인터뷰에 함께한 사무엘 프랜시스 온세미 부사장은 자동차 업계에서 25년간 경험을 갖고 있으며, 2021년 6월에 온세미에 합류해 글로벌 오토모티브 OEM 세일즈를 담당한다.
강 대표는 "지난 10월 말 가동을 시작한 신규 부천 생산시설 S5 SiC 라인을 6인치(150mm)에서 내년에 8인치(200mm)로 전환하고, 풀가동해 SiC 연간 100만장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며 전기차 시장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최근 전기차 성장세 둔화됐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단언했다.
사무엘 부사장은 "향후 전기차 시장은 몇 년 간 장기적인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며 "특히 핵심 기술인 SiC 제품은 이미 한국, 중국, 유럽, 미국 등 전기차 업체에 성공적으로 적용돼 내년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강병곤 온세미 코리아 대표이사와 사무엘 프랜시스 온세미 부사장과 일문일답이다.
Q. 2023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온세미 한국 사업장 성과는 어떠했나?
(강 대표) "온세미 한국 부천사업장의 주력 생산품인 실리콘 카바이드(SiC)는 주로 오토모티브, 인더스트리얼 제품으로 글로벌 전체 매출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 온세미의 사업은 오토모티브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이 예상된다. 온세미 코리아의 오토모티브와 인터스트리얼 부문의 매출은 전체에서 약 80%를 차지하며, ADAS 및 전기차 부문은 25%라는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참고로 지난해 온세미의 글로벌 총 매출액은 83억 달러(약 10조8천423억원)로, 제품별 매출 비중은 오토모티브 약 50%, 인더스트리얼 30%이며, 기타 통신, 컴퓨팅, 컨슈머 제품이 20% 가량 차지한다.
Q. 온세미 부천 공장에서 생산되는 반도체는 주로 어떤 시장에 공급되는가.
(강 대표) "답변을 하기 전에 우선 반도체 공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공정은 크게 프론트엔드(Front-End)와 백엔드(Back-End)로 나뉜다. 프론트엔드는 실리콘(Si)이나 SiC 원자재 웨이퍼를 가공하여 전기적 특성을 나타내는 회로를 만들어 내는 공정이고, 백엔드는 가공된 웨이퍼를 조립하여 완제품을 만드는 공정이다.
부천은 프론트엔트 제조시설로, 부천에서 생산된 웨이퍼는 백엔드 공정을 담당하는 온세미의 다른 사이트로 이전된다. 부천에서 만드는 주력 제품 중 SiC 관련 제품은 주로 전기차, 충전시설, 태양광 등에 쓰이고 있다. 온세미의 큰 강점은 어떤 업체보다도 경쟁력 있는 원가와 생산 속도이며, SiC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신한다."
Q. 온세미 코리아가 지난 10월 신규 팹 S5라인 가동을 시작했다. 향후 100만장 생산이 목표라던데?
(강 대표) "온세미는 최근 부천에 오픈한 S5 라인에서 SiC 반도체 생산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지원하려고 한다. 온세미가 1조4천억원을 투자한 S5라인은 기존 부천 생산시설 옆에 증설한 시설이다. S5 라인은 150mm(6인치) 웨이퍼 생산으로 시작해 내년에 200mm(8인치)로 전환해 시제품을 출시하고, 2025년부터 실질적인 양산체제로 돌입할 예정이다. 최종적으로는 연 100만장의 SiC 웨이퍼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지금껏 해왔듯이 생산 효율화를 통해 목표보다 더 많은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Q. 온세미는 자동차 분야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최근 전기차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구매율이 줄었다는 전망이 나온다. 차량용 전력 반도체 성장률도 감소할 것으로 보는지?
(사무엘 부사장) "전 세계 여러 OEM의 재고 조정을 고려하면 현재 전기차 성장세 둔화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몇년 간 장기적인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핵심 기술인 SiC 제품은 이미 한국, 중국, 유럽, 미국 등 전기차 업체에 성공적으로 적용돼 내년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시장에 대한 OEM의 강력한 투자를 고려할 때 향후 몇 년 동안 전력 전자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SiC 기술은 내연기관차와 전기차가 비슷한 비율로 공존하는 시점까지 꾸준히 높은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본다. 온세미 코리아는 전력반도체 뿐 아니라 자율주행 제품도 공급하고 있다. 앞으로도 경쟁사 대비 우수한 품질, 적기 납기, 현저히 낮은 원가 등 차별화를 통해 지속적인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이나리 기자(narilee@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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