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스포츠정책위 시작부터 삐걱…체육계, 정부 일방통행에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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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스포츠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민관합동 기구인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이하 정책위원회)가 공식 출범하자마자 좌초할 위기에 놓였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이 공동 위원장을 맡은 정책위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첫 회의를 열고 5개년 스포츠진흥기본계획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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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우리나라 스포츠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민관합동 기구인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이하 정책위원회)가 공식 출범하자마자 좌초할 위기에 놓였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이 공동 위원장을 맡은 정책위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첫 회의를 열고 5개년 스포츠진흥기본계획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정책위는 한 총리를 비롯해 정부 15개 부처 장관을 포함한 정부위원 16명과 이에리사 위원장 등 민간위원 9명을 합쳐 25명으로 구성됐다.
당연직 민간위원인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이날 정책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한체육회를 위시한 회원종목단체, 시도 체육회, 시군구 체육회는 20일 오후 정책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에 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일방적인 업무 추진에 유감을 표명하며 체육단체 공동명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문체부가 체육 단체와 협의 없이 정책위원회를 독단적으로 구성해 민간위원 참여의 의미를 퇴색시켰다고 주장했다.
대한체육회는 올해 1월 문체부의 요청으로 전직 대한체육회장 등으로 구성된 원로회의를 거쳐 체육계를 대표할 정책위 민간위원 후보자를 추천했으나 원천적으로 배제됐다며 이는 체육계 원로들의 의사를 무시한 처사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날 공개된 정책위 민간위원 9명 중 이기흥 체육회장,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조현재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3명의 당연직 위원을 뺀 민간위원 6명은 이에리사 위원장, 허구연 KBO 총재, 이종각 전 체육과학연구원장, 박종훈 가톨릭관동대 교수, 김석규 동국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김기한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가 차지했다.
체육계는 체육 단체의 의사를 대표하지 못하는 인사들이 민간위원으로 위촉됐다고 날을 세웠다.
이기흥 회장이 공개한 정책위 구성과 관련한 문체부와 체육회의 협약서를 보면, 민간 공동 위원장 선임과 민간위원 추천은 두 기관의 협약 내용과는 다르게 진행됐다.
체육 단체는 정책위원회 구성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다며 지금처럼 체육계 의견을 묵살한 채 정책위가 운영되면 정책위 참여를 거부하고 스포츠 업무를 전담하는 정부 조직이자 중앙행정기관인 '국가스포츠위원회' 설립을 위한 법률 개정 활동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막 출범한 정책위는 2021년 8월 제정된 스포츠기본법에 근거해 발족한 국무총리 산하 기구다.
체육 단체는 산하 기구에서 벗어나 체육계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도록 별도의 독립 중앙행정기관으로 새로운 스포츠 컨트롤 타워를 만들도록 법률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셈이다.
올해 1월 스포츠기본법 시행령 개정으로 진작에 출범했어야 할 정책위가 위원 인선으로 장기간 표류하자 이기흥 체육회장은 지난 9월 정책위 위원을 사임하고 정책위 구성 발표 때도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는 내용의 사임서에 서명한 서류도 성명서에 공개했다.
그러나 스포츠기본법 시행령에 대한체육회장, 대한장애인체육회장,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은 정책위 정부위원과 더불어 당연직 민간위원으로 적시돼 이 회장의 사임서 작성과 정책위 불참은 호응을 얻기 어려워 보인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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