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최초 씨름 드라마 '모래에도 꽃이 핀다', ENA 시청률 뒤집기 한판 [종합]

한국 최초 씨름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안방을 찾는다. 청춘의 끝자락에서 마침내 꽃을 피우려는 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모래에도 꽃이 핀다'다.

20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 디큐브시티에서 진행된 ENA 새 수목드라마 '모래에도 꽃이 핀다'(극본 원유정, 연출 김진우)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김진우 감독을 비롯해 배우 장동윤, 이주명, 윤종석, 김보라, 이재준, 이주승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모래에도 꽃이 핀다'는 20년째 떡잎인 씨름 신동 김백두(장동윤)와 소싯적 골목대장 오유경(이주명)이 다시 만나며 벌어지는 청춘 성장 로맨스다.

드라마 '모범가족' '추리의 여왕' '슈츠'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 등의 김진우 감독과 원유정 작가가 의기투합해 씨름을 소재로 한 색다른 청춘 성장 로맨스를 완성해 나갈 예정이다.

이날 김진우 감독은 씨름과 로맨스를 드라마에 녹여낸 이유를 묻자 "먼저 내가 이 작품을 하게 된 이유는,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박장대소가 아니라 대본 읽는 내내 키득키득 거리게 되더라. 재밌는 만화책을 읽는 느낌이었다. 그러다가 불현듯 '맞다. 나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왜 잊어버렸지?, 이런 일이 있었는데 왜 잊고 있었지? 어른이 된 후 내가 뭘 잃어버렸지? 멈춰서 보니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 알기에는 너무 안타까워서 이걸 잘 표현해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하면 지금을 바쁘게 살아가는 분들에게 좋을 것 같아서 연출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내가 생각했을 때 씨름은 청춘과 많이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씨름 선수들은 모래판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억지일 수 있지만 꽃이 필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모래판에서 고군분투하는 젊은이들만의 어려움, 그걸 이겨내고 성장해 나가는 모습들이 청춘의 로맨스와 많이 닮아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씨름은 순식간에 승부가 끝난다. 청춘을 살고 있는 이들의 시기 역시 찰나에 지나가지 않을까 싶다. 모래에서 고군부투하는 청춘들의 모습을 로맨스로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았다"고 했다.

장동윤은 극 중 씨름계 전설 김태백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씨름 시작한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전국 어린이 씨름왕 선발대회'에서 곧장 어린이 씨름왕에 등극한 씨름 신동 김백두 역을 맡았다.

어린 시절 김백두는 씨름 신동이었으나, 성인이 되어서는 변변한 타이틀 하나 없는, 별 볼 일 없는 선수로 통한다. 특히 이날 그는 장사 트로피를 들고나와 시선을 끌었다. 대한씨름협회에서 장동윤과 '모래에도 꽃이 핀다'를 위해 장사 트로피를 하루 빌려줬다고. 그는 한 손엔 장사 트로피, 또 다른 한 손으로는 볼 하트를 그려 보여 웃음을 안겼다.

장동윤은 김백두 캐릭터를 위해 14kg가량 증량했다고. 그는 "14kg 증량했다. 김백두는 태백급 선수로 나오는데 캐릭터에 맞게 보이고 싶었다. 먹고 싶은 걸 먹고 싶을 때 마음껏 먹으니 잘 찌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용인대 체육학과에 씨름부가 있다. 이태현 장사가 교수로 있는데 거기서 두 달 정도 씨름을 배웠다. 씨름을 하는 장면이 나올 때면 거기서 꾸준히 연습했다"며 "실제 선수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준비하기 때문에 내가 그 10여 년이라는 시간을 완벽히 구현 못하겠지만 급하게라도 열심히 배웠다. 매일같이 나가서 훈련하고, 어설퍼 보이지 않게 노력했다. 무술팀도 같이 와서 씨름을 했다. 같이 고생했다"고 전했다.

이주명은 오유경 역을 맡았다. 이 캐릭터는 유치원 다닐 적부터 온 동네 남자애들을 휘어잡은 골목대장. 해체 직전의 거산군청 씨름단 관리팀장으로서 거산에 내려온 오유경은 어딘가 허술한 김백두와 만나 예상치 못한 인연을 이어간다.

장동윤, 윤종석, 이재준 등과 씨름판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을 묻자 이주명은 "좋았다. 부끄럽기도 했다. 왜냐하면 씨름복 자체가 노출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자는 나 혼자뿐이라 더욱 부끄러웠다. 초반에는 부끄럽고, 좋고 그랬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내 캐릭터에 맞게 털털하고 무뎌지더라. 나도 씨름 선수처럼 털털하게 촬영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장동윤은 "실제 또래 배우랑 연기했다. 캐릭터랑 설정된 나이도 비슷했다. 굳이 케미를 만들지 않아도 좋은 케미가 잘 나왔다. 우리가 등장할 때 재밌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을 유심히 봐주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한편 '모래에도 꽃이 핀다'는 20일 밤 9시 ENA에서 첫 방송된다.

iMBC 장다희 | 사진 iMBC 고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