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꿈 이룬 이정후, 도전자 김혜성 향한 메시지 “하던대로, 다치지 말고!”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루고 돌아온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가 다음 도전자들을 향한 아낌없는 조언을 했다.
이정후는 지난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포스팅 시스템으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을 꾀했던 이정후는 지난 13일 샌프란시스코와 계약기간 6년 총액 1억1300만달러(연평균 1883만달러)에 도장을 찍으며 목표를 이뤘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배들을 보며 꿈을 키웠던 이정후는 이제는 그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었다.
이정후는 미국 진출 전 함께 키움에서 뛰었던 김하성(샌디에이고)의 조언을 가장 많이 들었다. 김하성은 미국 무대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낳은 산증인이다. 올시즌에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이름을 빛냈다.
이정후는 자신도 김하성처럼 후배들을 이끄는 선배가 되고 싶다. 그는 “내가 이런 계약을 따냄으로써 나와 비슷한 연차인 동기들이나 후배 선수들이 더 기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나보다 훨씬 재능이 좋고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열심히 해야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더 잘하면 자신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기 때문에 목표를 크게 가졌으면 좋겠다”고 거듭 당부했다.
종종 “하성이 형의 덕을 봤다”고 했던 이정후는 “형이 잘 해놓으신 걸 망칠 수 없으니까 나도 열심히 해서 한국 야구 선수들에 대한 인식을 계속해서 좋게 남기고 싶다. 많은 선수들이 도전할 수 있는 길이 생긴다고 생각하면서 책임감을 가지고 하겠다”고 마음을 다졌다.
2017년 함께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동기이자 동갑내기 김혜성의 미국 진출 도전에 대해서도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혜성 역시 내년에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서 미국 진출을 바라고 있고 구단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김하성도 메이저리그 다음 주자로 김혜성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혜성은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부터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등에서 국가대표로 뛰며 많은 국제무대 경력을 쌓았다. 올시즌 KBO 리그에서는 137경기 타율 0.335(556타수 186안타) 57타점 7홈런 등을 기록했다. 시즌 막바지까지 타격왕을 다투다가 3위를 기록했고 최다 안타 부문에서는 NC 손아섭(187안타)과 한 개 차이로 2위에 머물렀다. 팀이 최하위에 머무르며 빛을 보지 못했지만 김혜성은 이정후, 안우진 등 주요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거 빠진 상황에서도 팀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이정후는 “혜성이가 준비하고 있다는 걸 기사를 보고 알았다”면서 “혜성이도 워낙 욕심이 많은 친구다. 또한 야구를 워낙 잘 한다. 올 겨울 내내 준비를 잘 해서 충분히 내년에 포스팅 시스템으로 좋은 계약을 맺고 갈 수 있는 친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단 한가지 강조한 건 부상 방지다. 이정후는 올해 7월 말 예기치 못한 발목 부상을 입어 수술대에 올라 적지 않게 고생을 한 경험이 있다.
이정후는 “다치지 말고, 혜성이가 하던대로 잘 준비해서 좋은 계약으로 또 다시 미국에 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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