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ERA 4.53 꼴찌…선발 마운드 재건 필요한 SSG
‘디펜딩 챔피언’ SSG의 2023시즌 선발 투수들의 평균자책은 4.53으로 리그 최하위였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외국인 투수 애니 로메로가 어깨 부상으로 단 1경기에도 등판하지 못한 채 방출됐다. 지난 시즌 28경기 13승 3패 평균자책 2.13의 압도적인 투구로 팀을 ‘통합 우승’으로 이끈 토종 에이스 김광현도 시즌 초반 어깨 염증으로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다. 고졸 신인 송영진이 ‘대체 선발’로 깜짝 활약해주며 위기를 넘겼지만 박종훈, 오원석 등 기존 선발진의 부진을 전부 메우긴 어려웠다.
다음 시즌 함께할 외국인 투수 2명과 계약을 마친 SSG는 ‘안정’을 택했다. SSG는 올 시즌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던 커크 맥카티와 일찌감치 재계약을 포기하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찾아 나섰다. SSG는 이 과정에서 선발 투수 경험에 주안점을 뒀다. 맥카티는 이번 시즌 24경기 9승 5패 평균자책 3.39의 준수한 기록을 남겼지만, 130이닝밖에 던지지 못했다. 이닝 소화력에서 낙제점을 받은 그는 선발 투수로서 경험이 적다는 약점을 가졌다.
대신 SSG는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선발 투수로 활약한 미국 출신 로버트 더거를 총액 90만달러에 영입했다. 이와 함께 SSG는 로메로의 대체 선수로 팀에 합류했던 로에니스 엘리아스와 총액 100만달러에 재계약했다. 기본적으로 더 나은 기량을 갖춘 투수를 물색했지만, 결국 ‘이닝 이터’로서 면모가 검증된 엘리아스와 동행을 택했다. 엘리아스는 정규시즌 22경기(131.1이닝) 8승 6패 평균자책 3.70을 기록했고, 포스트시즌에서는 팀의 ‘1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SSG가 비교적 안전하게 외인 투수 구성을 완료한 가운데, 2024시즌의 성패를 가를 열쇠는 국내 투수들이 쥐고 있다. 무엇보다 올 시즌 주춤했던 김광현의 반등이 필요하다. 김광현은 올해 구위 저하를 겪으며 30경기(168.1이닝) 9승 8패 평균자책 3.53의 성적을 남겼다. 여러 부침 속에도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긴 했으나, 에이스 칭호를 얻은 이름값에는 다소 아쉬운 활약이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김광현은 더거, 엘리아스와 함께 다음 시즌 팀의 핵심 선발 투수로 뛸 전망이다.
타 구단과 선발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4~5 선발에 배치될 투수들의 반등도 중요하다. 차세대 ‘좌완 에이스’ 재목으로 평가받는 오원석은 2023시즌 제구 난조로 선발로 뛴 27경기 7승 10패 평균자책 5.31, 잠수함 투수 박종훈도 마찬가지로 볼넷 관리에 실패하며 16경기 2승 6패 평균자책 5.61로 부진했다. 후반기 구멍 난 선발 로테이션을 잘 채웠던 문승원도 한 해를 기준으로 보면 12경기 3승 6패 평균자책 6.11로 기복을 나타냈다. 구단이 세대교체를 선언한 만큼 2024시즌에는 송영진 등 젊은 투수들이 더 많은 선발 기회를 얻을 가능성도 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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