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와 '찰떡궁합'… 크리스마스엔 '찐'이탈리아 와인을

2023. 12. 2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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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오베제 부문 골드
토스카나 토종 포도품종
켄달 잭슨의 제스 잭슨 소유
최고 '그란 셀레지오네' 등급
모수 김진범 "완벽하다" 평가
네비올로 부문 골드
피에몬테 토종 포도품종
이탈리(Eataly)의 창업자 소유
지금 당장 마실수 있는 '랑게'
정식당 김민준 "흙·버섯" 풍미

산지오베제 부문 골드 / 스트라다 알 사소

미쉐린 3스타를 받은 레스토랑 '모수'의 김진범 소믈리에는 말수가 적고 조용조용한 타입이다. 그는 심사평도 보수적으로 적는 편이다. 그런 김진범 소블리에가 "완벽하다"고 평가한 와인이 나왔다.

서울테이스트마케팅(STM·대표 정석영)은 2023년 레스토랑와인어워즈(RWA) 산지오베제 부문 1등인 금상에 테누타 디 아르체노가 만든 '스트라다 알 사소' 키안티 클라시코 그란 셀레지오네 2019빈티지(수입사 제이와인)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테누타 디 아르체노 스트라다 알 사소 키안티 클라시코 그란 셀레지오네.

이탈리아 토착 포도품종인 산지오베제와 네비올로 와인을 블라인드로 평가한 이번 심사에서는 이동훈 울프강 스테이크 하우스 대표가 심사위원장을 맡았고 배윤하(까사델비노), 이현재(밍글스), 김민준(정식당), 김진범(모수), 조내진(쵸이닷), 허수현(레스토랑 알렌), 김영훈(알라 프리마) 소믈리에와 김기정 매일경제신문 컨슈머전문기자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김진범 소믈리에는 스트라다 알 사소를 "굉장히 절제돼 있으면서도 산지오베제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밸런스"라면서 "정말 좋은 양조 실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스트라다 알 사소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이다. 검은 수탉이 상징인 키안티 클라시코는 1996년 키안티와 별개의 독립 DOCG를 인정받았다. DOCG는 이탈리아 최고등급 와인을 의미한다.

스트라다 알 사소를 생산하는 테누타 디 아르체노의 '아르체노'는 에트루리아어로 '기원점'을 의미한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선 에트루리아인이 처음 포도를 재배했고 로마가 그 전통을 이어갔다. 이탈리아의 유명 가문 델 타하와 피콜로미니가 와이너리를 소유했으며 지금은 캘리포니아의 전설적인 와인사업가 제스 잭슨 소유다. 켄달 잭슨, 카멜 로드, 라 크레마 등이 제스 잭슨의 유명 와인 브랜드다.

'돌길'이란 뜻의 스트라다 알 사소는 테누타 디 아르체노의 플래그십(flagship) 와인이다. 키안티 클라시코의 3개 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인 '그란 셀레지오네' 등급을 받았다.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은 토스카나를 대표하는 포도품종인 산지오베제를 80% 이상(키안티는 70% 이상) 사용해야 한다. 산지오베제(Sangiovese)는 라틴어로 'Sanguis Jovis(제우스의 피)'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스트라다 알 사소 2019빈티지는 산지오베제 100% 와인이다.

허수연 소믈리에는 "잘 익은 과실 풍미와 신선한 산도, 알코올과 타닌과의 밸런스가 매우 훌륭하다"면서 "어느 메인 요리와도 함께하기 좋은 스타일의 와인"이라고 평가했다.

산지오베제 부문 은상은 콜레마토니 로소 디 몬탈치노 2019(문도비노), 동상은 리카솔리 브롤리오 베티노 키안티 클라시코 2019(금양), 테누테 로세티 포지오 치베타 키안티 클라시코 2020(와이넬)이 차지했다.

브란디니 랑게 네비올로 필라리 코르티.

네비올로 부문 골드 / 브란디니 랑게 네비올로

프랑스 와인의 종착지가 부르고뉴 '피노 누아'라면 이탈리아 와인의 종착지는 바롤로 '네비올로'라고 한다. 네비올로는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방의 토착 포도품종으로 가장 큰 특징은 입안 가득 퍼지는 뻑뻑한 '타닌'이다. 덜 익은 감이나 바나나를 먹을 때 느껴지는 떫은맛이다. 어린 네비올로의 타닌은 시간이 지나면서 부드러워지고 복합미를 갖추며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한국에서는 올드 빈티지 네비올로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바롤로 DOCG와 바르바레스코 DOCG의 네비올로는 설사 구한다 하더라도 가격대가 만만치가 않다.

'랑게(Langhe)' 네비올로는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의 '세컨드 와인'이다. 바롤로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어린 와인들도 마시기 편하다는 점에서 베이비 바롤로, 입문용 바롤로라고 불린다. 바롤로나 바르바르세코는 100% 네비올로로 만들어야 한다. 반면 랑게 네비올로는 85%만 네비올로를 쓰고, 15%는 바르베라, 돌체토 등 다양한 포도품종을 섞어 만들 수 있다. 이들 품종은 네비올로보다 숙성 잠재력은 낮지만 어린 단계에서 마시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피에몬테 최고 와인 생산자인 안젤로 가야도 바르베라를 5% 섞으면서 바르바레스코 DOCG를 포기하고 랑게 네비올로 DOC를 생산한 것으로 유명하다.

2023년 RWA 네비올로 부문 1등은 '브란디니 랑게 네비올로 필라리 코르티 2018년 빈티지'(수입사 인디펜던트 리커 코리아)가 차지했다.

브란디니는 이탈리아의 유명 그로서란트 이탈리(Eataly)의 창업자 오스카 파니레티가 설립한 명품 와이너리 연합체 100비니(VINI)에 속해 있다.

김민준 소믈리에는 "토양에서 오는 흙 향이나 버섯의 캐릭터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말린 체리, 라즈베리의 과실미가 좋은 밸런스를 이루고 있으며, 입안에서도 탄탄한 구조감을 보여주는 뛰어난 와인"이라고 평가했다

배윤하 소믈리에는 "우아하게 피어오르는 붉은 꽃 향이 매력적이다. 말린 베리의 향과 잔잔한 타르의 향, 네비올로 품종에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을 충분히 충족해준 느낌"이라고 밝혔다. 김기정 기자는 "당도, 산도, 타닌, 알코올, 밸런스, 풍미, 구조감, 피니시까지 모두 훌륭하다"고 추천했다. 김영훈 소믈리에는 "코로 느끼는 향과 입안에서의 풍미가 너무 좋았다"고 평가했다.

네비올로 부문 은상은 마르케시 디 바롤로 랑게 브릭 아멜 네비올로 2020(GF 비노), 동상은 폰타나비앙카 랑게 네비올로 2021(비노폴리오), 파올로 콘테르노 랑게 네비올로 브릭 지네스트라 2019(루뱅쿱)이 수상했다. 이동훈 심사위원장은 "산지오베제와 네비올로는 이탈리아의 대표 포도품종으로, 특히 높은 산도와 강한 타닌을 특징으로 한다"며 "크리스마스, 연말, 연초 모임에서 스테이크 등 고기를 먹을 때 아주 잘 어울리는 와인들이 수상했다"고 심사 소감을 밝혔다.

[김기정 컨슈머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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