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밥통 관행 깨자" … 경영·조직 혁신 새바람
정부주도 고강도 혁신부터
지방공기업 자체 노력까지
산하 공기업 통폐합 등
서울시 1760억 절감 효과
가스公·소셜 캠퍼스온 경북
장애인·사회적 기업 지원
상생경영에도 팔걷어
윤석열 정부의 공기업 혁신 기조에 맞춰 공공기관들이 과거 관행에서 탈피해 효율성을 높이고 과감한 민간 이양을 통한 혁신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기업 본연의 특성에 맞춘 상생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대한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LH의 주택건설 설계·시공·감리업체 선정권한을 조달처 등 외부 전문기관으로 이관해 이권 개입 소지를 차단하고 민간 건설사도 공공주택을 직접 시행할 수 있도록 경쟁 체제를 구축했다.
지방 공기업에서도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5일 서울시와 전라남도 등 지방 공공기관 혁신 성과가 우수한 광역 지자체 8곳과 기초 지자체 12곳을 선정해 특별교부세 총 100억원을 지원했다. 서울시는 서울기술연구원을 서울연구원으로, 서울공공보건의료재단을 서울의료원으로 통폐합하는 등 지방 공공기관 구조개혁 혁신과제 137개를 추진해 1760억원 예산 절감 효과를 거뒀다. 전남도의 전남개발공사의 경우 여수 경도콘도미니엄 사업의 민간 이양을 추진 중으로 완료 시 3000억원 이상의 재원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위로부터의 혁신'과 함께 공기업 스스로 혁신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기존 사업 외에도 국가 생산성 향상에 필요한 새로운 활동을 적극 발굴해 실천하고 있다.
국립종자원은 케이-씨드(K-seed) 통합브랜드를 개발해 한국산 수출종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신뢰성을 강화해 수출 경쟁력을 높였다. 고기능성 컬러 토마토를 육성하는 가나종묘가 이달 처음으로 케이-씨드 통합브랜드를 부착해 네덜란드로 수출하는 등 국내 종자기업들도 수출 현장에서 통합브랜드를 활용하고 있다. 국내 종자기업들은 한국산 품종을 수출 지역에 심어서 해외 바이어와 함께 현지 적응성과 상품성을 평가할 때 케이-씨드 통합브랜드를 부착해 홍보하고 있다. 한국산 종자 수출 기업을 포함해 산·학·관·연 누구나 해당 상표를 종자, 수출입, 씨앗생산연구업, 파종업 관련 업무 등에 상표사용 신청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고용노동부와 함께 지난 9월 '직무능력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서비스를 개시했다. 새 시스템은 개인이 교육·훈련이나 경력을 통해 습득한 '직무능력'을 저축·관리하고 '직무능력인정서'를 발급해 취업이나 경력관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현재 해당 시스템에서 국가기술자격 등 자격 취득정보와 직업훈련과정, NCS 기반 대학교육 이수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고용보험, 군(軍) 직무 등 경력정보와 직업계고등학교 교육정보(NEIS), 고용보험 가입자 경력정보 등 총 19개의 개별 정보시스템의 직무능력정보의 연계가 완료되면 전 국민의 직무능력정보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테크노파크는 2019년 포항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를 시작으로 스마트 물류, 전기차 무선충전 특구 등 규제자유특구 3개를 지정받아 운영하고 있다. 올해 규제자유특구 성과 평가에서 배터리, 스마트 물류 분야가 최우수 특구로 선정됐다. 2020년 11월 취임해 2개 특구 신규 지정을 이끌어낸 하인성 경북테크노파크 원장은 지난 10월 임기를 연장받아 앞으로 1년 더 기관의 혁신 경영을 이끌게 됐다. 또 ESG 경영 방침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친환경 기반 그린경영 선도' '동방성장 사회적가치 구현' '고객신뢰 중심 경영투명성 확립'의 목표를 세워 실천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발달 장애인 자립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발달장애인 자립 아카데미를 열어 10명의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자격증 취득 프로그램과 현장실습을 제공했다. 올해에는 굿윌스토어 건립을 통해 발달장애인에게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문을 연 굿윌스토어 대구 동구 반야월점은 장애인 근로자가 기증품의 수거, 분류, 가공, 포장, 판매 등 모든 유통 과정에 직접 참여해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 장애인 일자리 창출 매장이다. 가스공사는 총사업비 2억원을 들여 굿윌스토어 건립을 지원했다. 발달장애인 5명을 포함한 총 8명이 근무하고 있다.
소셜 캠퍼스온 경북은 '경북 사회적기업 MD 품평회'를 비롯한 행사들을 주최하며 경북 사회적기업들의 활로 모색을 돕고 있다. 소셜 캠퍼스온 경북은 복권기금이 조성하고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육성 조직으로 2020년 경북 구미에 들어섰다.
지난 2년간 소셜 캠퍼스온 경북의 활동을 통해 상당수 사회적기업들이 대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신규 시장을 개척하고 매출을 늘려 일자리를 창출해냈다. 대기업 입장에서도 ESG 등 사회공헌 성과를 이뤄내는 셈이다.
현재까지 55개의 졸업 기업을 배출했으며 이달 기준 50개 기업이 입주해 창업 초기 경영 과제들을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새해 1월부터 ESS(에너지저장시스템) 통합관리시스템을 활용한 운영정보 기반의 온라인 무정전 정기검사를 시행한다. 내년부터 새로 설치하는 ESS 사업장에 대해서 통합관리시스템 연계가 의무화됐고 ESS 통합관리시스템에 연계된 사업장은 현장 정기검사와 온라인 무정전 정기검사를 1년 또는 2년 주기로 교차 신청할 수 있다.
공사는 이미 지난해 12월 제반 시스템을 구축했고 최근 관련 고시가 개정되며 정시검사로 활용이 가능해졌다. 온라인 무정전 정기검사 시행에 따라 ESS 사업장의 부담 또한 완화될 전망이다.
[특별취재팀=이윤식 기자 / 이새하 기자 / 이진한 기자 / 류영욱 기자 / 한상헌 기자 /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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