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타격왕급 이 비율, 이정후는 7.8㎞ 빠른 그곳에서 "부딪혀보겠다"...이젠 ML 간판 대우

노재형 2023. 12. 2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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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개막전 100일을 앞두고 MLB 홈페이지가 선보인 안내 포스터에 이정후가 당당히 포함돼 있다. 사진=MLB 공식 SNS
이정후의 컨택트 능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정상급 수준에 해당한다. 스포츠조선 DB
마이애미 말린스 루이스 아라에즈는 2년 연속 타격왕에 올랐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이정후가 포스팅 공시됐을 때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주목한 이유는 그의 컨택트 능력 때문이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공을 맞히는 기술(bat-to-ball skill)'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컨택트 능력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며 이정후를 놓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비롯한 4개 구단이 막판까지 접전을 벌인 것이다.

현지 매체들이 포스팅 기간 동안 이정후와 비교했던 선수가 바로 루이스 아라에즈다. 그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정교한 타격을 자랑하는 마이애미 말린스의 좌타 2루수다.

아라에즈는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타격왕과 실버슬러거를 차지했다. 1980~1990년대 토니 그윈을 연상시키는 아라에즈의 타격은 '3할의 예술'이라 칭할 만하다. 지난해에는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타율 0.316으로 AL 수위타자에 올랐고, 마이애미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올시즌에는 0.354의 타율로 양 리그 통합 타격 1위를 차지했다. 전반기에는 4할 타율을 상당 기간 유지하기도 했다.

아라에즈의 강점이 바로 맞히는 기술이다. 맞히는 기술은 헛스윙 비율과 삼진 비율로 엿볼 수 있다.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을 체결한 이정후가 19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공항=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CBS스포츠는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 계약에 합의한 지난 13일 두 선수를 비교했다. 당시 기사에 따르면 이정후는 올해 스윙의 91.2%가 공을 맞히는 커넥트 스윙(connect swing)이었다. 특히 직구에 방망이를 휘둘러 맞힌 비율이 97%였다.

즉 이정후가 방망이를 휘둘렀을 때 맞지 않은 헛스윙 비율(whiff %)은 8.8%였고, 직구에 대해서는 3.0%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또한 체이스 레이트(chase rate), 즉 유인구에 헛스윙 한 비율은 23%였다.

아라에즈의 경우 올시즌 공을 맞힌 비율이 91.6%, 체이스 레이트는 31.8%였다. 헛스윙 비율이 전 구종 합계 8.4%인데, 직구에 대해서는 6.5%였다.

삼진 비율의 경우도 이정후가 결코 뒤지지 않는다. 올해 이정후는 발목 수술을 받아 후반기 결장한 가운데 5.9%의 삼진 비율을 기록했다. MVP를 차지한 작년에는 5.1%로 '커리어 로'였고, 통산으로는 7.7%다.

아라에즈의 삼진 비율은 올해 5.5%, 통산 7.6%다. 삼진 비율 최소 부문서 이정후와 아라에즈가 각 리그 1위다. 그러니까 상대 투수가 삼진을 잡기가 가장 까다로운 타자가 KBO에서는 이정후, 메이저리그에서는 아라에즈라는 것이다.

올해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해 데뷔 시즌을 치른 일본인 타자 요시다 마사타카는 타율 0.289(537타수 155안타)을 올리면서 삼진 비율이 메이저리그 평균(22.7%)보다 훨씬 낮은 14.0%였다.

사진=MLB 공식 SNS

파란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구단 사장은 이정후 입단식이 열린 지난 16일 "우리는 오랫동안 이정후를 봐오면서 요즘 트렌드인 맞히는 능력, 출루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는 점에 매료됐다"고 밝혔다.

올해 연봉은 아라에즈가 610만달러, 요시다는 1560만달러였다. 풀타임 4시즌을 마쳐 여전히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갖고 있는 아라에즈의 내년 예상 연봉은 1220만달러로 추정된다. 요시다의 내년 연봉은 1860만달러다.

이정후는 내년 책점 연봉이 733만달러로 이들보다는 훨씬 적다.

현지 일부 전문가들이정후가 요시다와 비슷한 스타일이지만, 고전할 확률은 더 높다고 보고 있다. KBO와 NPB의 수준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투수의 투구 스피드가 차원이 다르게 빠른 메이저리그에서 이정후의 컨택트 능력이 통할 지도 의문이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올시즌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직구 평균 구속은 94.2마일(151.6㎞)로 사상 처음으로 94마일은 넘어섰다. 올해 KBO 직구 스피드는 평균 143.8㎞로 메이저리그보다 7.8㎞가 느렸다.

이정후는 지난 19일 인천공항에서 가진 입국 기자회견에서 미국 투수들의 빠른 공에 대해 "일단 부딪혀보고 싶다. 폼을 바꾸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적응해야 한다. 한국에서 폼도 바꾸고 해봤는데,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최고로 잘 할 때인데도 그런 변화를 준 걸 높게 평가해주시더라"고 답했다. 본인도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을 체결한 이정후가 19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인천공항=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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