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눈과 귀 홀리는 해외카지노 vs 추락하는 강원랜드
‘폐광지역의 희망’ 강원랜드는 규제강화로 고객들이 외면하고 있지만 해외 카지노는 상상을 초월하는 경이적인 진화를 거듭하면서 고객들의 오감을 홀리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모두 3조원을 투자한 지름 160m크기의 스피어 좌석은 1만8000석, 화면 크기가 1만5000㎡로 축구장 두 배 크기인데 곡면으로 휘어서 천장까지 닿은 화면에 18K 영상이 펼쳐져 몰입감이 압도적이다. 스피커도 자그마치 16만7000개다.
영화감독 대런 애러노프스키가 연출한 50분짜리 영상물 ‘지구에서 온 엽서’는 해저에서 가오리가 헤엄치는 모습, 코끼리가 초원을 거니는 장면 등은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화면에 따라 바람이 불어오고 향도 퍼진다니 가히 환상적이다.
스피어는 외관도 압도적인데 2억6800만 개 픽셀로 뒤덮인 건물 외벽에 24시간 화려한 영상이 재생되면서 관객들을 열광시키고 있는데 스피어는 글로벌 스타들의 공연과 스포츠 경기도 가능하다.
특히 카지노와 담을 쌓고 있던 중동에서도 관광객 흡인력이 가장 뛰어난 카지노를 발판삼아 전 세계인의 로망이 되고 있는 ‘사막의 신기루’ 두바이가 막강한 자금력으로 도전장을 던져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윈그룹은 39억 달러(5조 2338억 원)를 투자해 두바이에 건설할 ‘윈 알마르잔 아일랜드’는 ‘Moon 리조트프로젝트’로도 불리는데 세계 카지노역사를 새로 쓸 경이적인 시설이 될 전망이다.
윈 그룹의 문 프로젝트는 30m 높이의 원통형 건물 위에 지름 274m의 보름달을 형상화 한 초대형 원형 건축물로 1500실의 객실, 카지노, 레스토랑, 쇼핑센터, 이벤트 홀, 전용극장 등이 들어서게 된다.
미니어처로 보이는 문 리조트 내에는 실제 달 표면을 걷는 듯한 체험 공간도 조성하며 보름달, 반달, 초승달과 같은 실제 달 모양의 변화를 그대로 외벽 조명에서 재연될 예정이다.
이처럼 라스베이거스와 두바이에 경이적인 공연장, 카지노리조트 조성이 추진되는 것과 별도로 아시아권에서도 총성 없는 ‘카지노 전쟁’이 본격화됐다.
‘서비스 천국’ 일본을 중심으로 싱가포르와 마카오,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복합카지노리조트 선점경쟁이 대표적이다.
동남아 카지노들은 대한민국 카지노산업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지만 가장 심각한 곳은 강원랜드 존립에 결정적인 타격이 우려되는 일본이다.
지난 2017년부터 카지노를 추진해온 일본은 미국 MGM 리조트와 오릭스 합작회사인 ‘오사카 IR KK’가 건립·운영하는 오사카 복합 리조트는 2025년 엑스포가 열리는 유메시마 인공섬 설치를 결정했다.
내·외국인 출입이 가능한 초대형 카지노에 2500개 객실의 특급호텔, 면적 10만㎡ 전시컨벤션센터(1차 6만 8000㎡), 3500명 수용규모의 다목적 공연장, 쇼핑몰 등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보다 크다.
오사카는 약 1조 800억엔(10조원)이 투입되는 복합리조트가 연간 1000억엔(약 9000억원)의 세수 등 1조 1400억엔(약 10조 4000억원)의 경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관광대국’ 태국은 1년 전 카지노리조트특별위원회 설치에 이어 관련법이 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푸껫, 파타야, 치앙마이, 끄라비, 치앙라이 등 5곳의 유명 관광지에 카지노리조트를 오는 2024년부터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카지노 왕국’마카오는 시진핑 중국정부의 부패척결로 코로나 팬데믹에 이어 수년간 극심한 침체기이후 중국정부가 문화엔터테인먼트와 국제회의 등의 변화를 주문하면서 대규모 투자와 변화가 시작됐다.
마카오의 6개 글로벌 카지노 기업들은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1200억 파타카(19조 원)규모의 대대적인 투자로 카지노 중심에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와 쇼핑, 마이스 시설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인천에서 4시간 거리의 필리핀 마닐라는 뉴포트월드 리조트와 솔레이어가 대규모 투자에 나섰고 관광명소 클락, 세부에 카지노 단지에 이어 보라카이에도 오는 2024년 카지노가 개장된다. 필리핀 카지노의 투자규모도 최소 6조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외국 카지노들은 고객 유인을 위해 기상천외한 발상과 압도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규제천국’과 ‘우물안 개구리’ 강원랜드는 설상가상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가뜩이나 접근성이 열악하고 ‘고객외면적’인 출입시스템, 베팅규제, 질 낮은 고객 서비스에 실망한 강원랜드 고객들은 승률, 베팅, 게임환경이 고객친화적인 온라인 게임과 사설 카지노의 매력에 빠진지 오래다.
최근 강원랜드 경영진이 교체되면서 규제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TF팀을 설치하고 고객친화적인 영업환경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향후 1년 내에는 성과를 내기가 힘들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라스베이거스와 두바이 등 해외카지노의 상상을 초월하는 경이적인 진화는 카지노가 관광산업의 꽃이라는 반증”이라며 “게임과 엔터테인먼트와의 융합 효과로 사람들을 열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독점기업인 강원랜드는 영업환경과 출입시스템 등 고객을 몰아내는 규제를 일삼고 있어 최악의 난장판 카지노로 추락했다”며 “고객 친화적인 규제혁신이 없으면 일본 카지노 개장과 함께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강원랜드 고객들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승률, 접근성, 게임환경, 서비스 등에서 고객에게 유리한 온라인 도박과 사설카지노로 대거 옮기면서 강원랜드의 주가가 바닥을 헤매고 있다.
강원랜드 카지노는 하루 20시간 영업과 테이블 200대, 슬롯머신 1360대에 불과해 휴대전화 ARS 예약시스템을 매일 운영하고 있으며 출입일수 규제와 좌석예약제, 투핸드 금지 등의 기상천외한 규제가 유지되고 있다.
‘오늘도, 카지노 ARS를누른다’의 저자 이겨울씨는 “고객 눈높이에 맞춘 규제혁신이 없으면 강원랜드에 고객들이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며 “24시간 영업과 게임좌석 대폭 확충 및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춘봉 기자(=정선)(casinoho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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