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료 부담에 광고 공해까지… OTT·SNS와 `헤어질 결심` [2023, 안녕하셨습니까]
넷플릭스 인상폭 42.6% 달해
광고 비중 높아 피로도 늘어나
#30대 직장인 A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한때 넷플릭스와 티빙, 왓챠, 디즈니플러스, 쿠팡플레이까지 모두 구독하며 콘텐츠를 즐기는 콘텐츠 헤비 유저였지만, 올해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요금이 야금야금 오르면서 구독료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A씨는 "따져보니 한 달에 OTT에 5만~6만원이 넘게 쓰고 있더라"라며 "새해에는 OTT 비용도 줄일 겸 구독을 모두 끊고 '테크 디톡스'를 시작해 책도 많이 읽고 운동도 열심히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콘텐츠는 삶의 양념 같은 재미를 주지만, 때로는 시간을 들여 봐줘야 하는 의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무료를 내세운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삶을 파고들면서 많은 사람들이 오프라인 활동 대신 온라인 콘텐츠 소비에 들이는 시간이 길어졌다. 2023년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콘텐츠도 넘쳤지만 비용 부담이 피부에 와닿기 시작한 해였다. 팍팍한 살림살이에 나날이 고공행진하는 콘텐츠 플랫폼 비용이 더해지고, 때로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넘쳐나는 '광고 공해'에 시달렸다.
◇가격 대폭 올리는 독점 플랫폼에 온라인 생활도 팍팍 = 글로벌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를 비롯해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 콘텐츠 플랫폼들은 최근 몇 년간 가격 인상을 거듭했다. 올해는 특히 OTT발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플레이션)'이 본격적으로 밀려왔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무기로 지배력을 키운 상황에서 납득하기 힘들 정도의 폭으로 가격을 올려 소비자의 피로도가 늘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12일부터 한국에서 1인 요금제인 월 9500원 베이직 요금제 신규 가입을 막았다. 신규 가입자가 광고 없이 영상을 보려면 최소 월 1만3500원을 내야 한다. 사실상의 가격 인상 조치로, 따져 보면 인상폭이 무려 42.6%에 달한다.
구글은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멤버십 이용료를 월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약 43% 올렸다. 지난달 요금제를 개편한 디즈니플러스는 기존에 운영하던 월 9900원의 단일 요금제를 월 9900원 스탠다드 요금제와 월 1만3900원 프리미엄 요금제로 나눴다. 스탠다드 요금제를 선택하면 영상 화질이 낮고 동시 스트리밍 기기 수도 줄어드는 만큼 사실상 요금 인상이다.
그간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하지 않던 국내 OTT도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티빙은 이달부터 구독료를 베이직 월 7900원, 스탠다드 월 1만900원, 프리미엄 1만3900원에서 각각 9500원, 1만3500원, 1만7000원으로 인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러 개 OTT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었다. 한 OTT 이용자는 "OTT 플랫폼마다 가격이 오르다 보니 이제는 한 달에 10만 원 이상을 쓰는 것 같다"며 "높아진 비용이 부담스러워서 콘텐츠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광고 공해에 소셜미디어 생활도 '지끈' = 광고 공해와 홍보성 게시글로 인한 SNS 피로증후군도 퍼지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는 사용자의 관심사와 맞춤형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광고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다 보니 SNS 탈출을 고민하는 요인이 됐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팔로우 계정들의 게시물이나 스토리를 보려면 1~2개에 걸쳐 한 번씩 광고를 봐야 하는 게 현실이다.
빅데이터 분석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인스타그램의 국내 MAU(월간활성이용자) 수는 약 1865만명으로, 3개월 연속 줄었다. 인스타그램 MAU는 지난 8월 1925만명에서 9월 1901만명, 10월에는 1885만명으로 1900만명 선을 깨뜨리고 내려왔다. 페이스북 MAU 또한 지난달 894만명을 기록해 900만명이 채 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 이용자 B씨(28)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보면 광고만 가득하다"며 "지인들의 소식을 보려고 이용했는데 광고를 안 보려고 해도 피할 수 없는 것 같아 앱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특히 AI(인공지능)의 발전이 소셜미디어의 광고 공해가 심해지는 원인으로 꼽힌다. AI 기술이 이용자의 관심사와 취향을 파악해 더욱 정교한 광고를 노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AI 기술의 발전으로 소셜미디어의 광고 공해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광고 차단 기술을 개발하는 등 사용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Z세대를 중심으로 IT(정보기술) 기기 사용을 줄이는 '테크 디톡스(해독)' 바람도 불고 있다. 소셜미디어로부터 멀어지기 위한 '소셜미디어 언플러그' 운동 또한 콘텐츠 피로도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 중 하나다. 자극적인 콘텐츠 이용에 지친 젊은 세대들이 스스로 탈출구를 모색하는 것이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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