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독해졌다"는 한동훈…국힘은 "배 12척 韓에 맡겨보자"

비대위원장직 수용 의지 질문에 침묵
與 상임고문단 ‘한동훈 비대위’ 논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제가 마음이 좀 독해졌다”며 ‘비대위원장직 수락’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말을 아꼈습니다.

한 장관은 오늘(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출석 후 “처음에는 막 부담이 되어서 이야기를 해줬는데 이젠 안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같이 가면 길이 되는 것” 이라는 발언이 국민의힘이 뜻을 모아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해올 경우 적극 수용할 의지가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맞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침묵을 유지했습니다.

또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오는 4월 총선 이후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제가 발언한 건 같이 다 들으셨지 않나”라며 “똑같이 들은 걸로 (언론이) 해석한 걸 제가 뭐라고 하나”라고 답했습니다.

앞서 한 장관은 어제(19일) 특검법과 관련해 “법 앞에 예외는 없다”며 “국민들이 보고 느끼기에도 그래야 한다. 정의당이 특검을 추천하고 결정하게 돼 있다. 수사 상황을 생중계하게 돼 있는 독소조항도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선 한 장관이 지목한 ‘독소조항’을 제거하거나 수사 개시 시점을 조절한 특검법에 대해선 수용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생중계하는 독소조항을 얘기했던데 박영수 윤석열 한동훈이 최순실 사건 때 언론 브리핑하지 않았느냐. 본인은 해도 되고 김건희 특검은 브리핑조차 하면 안 되나”라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비대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의견 수렴을 위한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습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상임고문단 오찬 간담회를 열고 비대위원장 인선에 대한 당 원로들의 생각을 들었습니다.

윤 권한대행은 오찬 간담회를 마친 후 “오늘 사실상 의견수렴 과정을 마무리할까 한다”며 최종 결정만이 남았다고 시사했습니다.

오찬에는 참석한 유흥수 고문은 “이순신 장군은 배 12척을 가지고 임진왜란에서 승리했다. 우리 국민의힘 상황이 배 12척이 남은 상황과 같다”며 “선거가 몇 달 남지 않은 이 시기에 배 12척을 한동훈에게 맡겨보자는 그런 식의 중지가 모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여권에 따르면 비대위는 이르면 이번 주 임명될 것으로 보입니다. 비대위가 출범 직후 당은 빠르게 총선 체제로 운영 체제를 정비하고 내년 총선 준비에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