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포 떼고도 맨시티 결승행…이번에도 클럽 월드컵은 유럽과 남미
올해도 이변은 없었다. 개최국 사우디아라비아의 파격적인 투자로 변화가 기대됐던 2023년 클럽 월드컵 결승전은 유럽과 남미의 대결 구도가 됐다.
유럽 챔피언인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는 20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럽 월드컵 4강에서 아시아 챔피언 우라와 레즈(일본)를 3-0으로 눌렀다.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유럽챔피언스리그, FA컵을 모두 제패한 맨시티의 전력은 역시 막강했다. 장기에서 ‘차’와 ‘포’로 표현할 수 있는 주포 엘링 홀란과 플레이 메이커 케빈 더 브라위너가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전력차를 자랑했다.
맨시티가 볼 점유율에서 73.9%-26.1%로 앞섰을 뿐만 아니라 슈팅 개수에서도 25개(유효슈팅 9개)-2개(유효슈팅 0개)로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결과도 당연히 낙승이었다. 맨시티는 전반 막바지 마테우스 누녜스의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의 발을 맞고 굴절되는 행운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헀다. 후반 들어서는 마테오 코바시치가 후반 7분 오른발 강슛으로 추가골을 넣은 뒤 후반 14분 베르나르두 실바의 쐐기골까지 폭발해 승리를 결정지었다.
맨시티는 하루 먼저 결승에 선착한 남미 챔피언 플루미넨시(브라질)와 23일 우승컵을 다툰다.
맨시티가 유럽 챔피언이 줄곧 우승을 독점했던 역사를 이어갈지, 아니면 플루미넨세가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남미로 우승컵을 가져갈지가 흥미롭다.
객관적인 전력만 따진다면 아무래도 맨시티가 낫다는 평가다. 유럽축구 이적전문사이트인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맨시티의 몸값(이적료) 총액은 12억 6000만 유로(약 1조 7946억원)인 반면 플루미넨시는 10분의 1도 되지 않는 1억 760만 유로(약 1532억원)에 그치고 있다.
맨시티가 클럽 월드컵까지 들어 올린다면 한 해 5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영국 최초의 축구팀이 될 수 있다. 맨시티는 지난 8월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 유로파리그 우승팀 세비야를 꺾고 우승한 바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가 클럽 월드컵 결승에 오른 것은 처음”이라며 “우리 팀이 우승하지 못한 마지막 대회에서 타이틀을 들어올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과르디올라 감독 개인에게는 바르셀로나(2회)와 바이에른 뮌헨(1회) 시절에 이어 4번째 우승 도전이다.
한편 국제축구연맹(FIFA)은 7개 구단이 참가하는 클럽 월드컵을 2025년부터 4년 주기로 32개 구단이 정상을 다투는 새로운 체제로 개편한다. 기존에는 6개 대륙에서 1개팀만 출전할 수 있었으나 유럽(12개)과 남미(6개), 아시아, 아프리카, 북중미(이상 4개), 오세아니아(1개), 개최국 1개로 32개 구단을 꾸린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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