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때 이순신”···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 의견수렴 종료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20일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에 대해 “오늘 사실상 의견수렴 과정을 마무리할까 한다”고 밝혔다. 상임고문단 오찬에서 한동훈 비대위에 대한 대세 여론을 재확인하면서 더 이상의 의견 수렴 과정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윤 원내대표는 이르면 금주 중 한 장관에게 비대위원장직 수락 의사를 타진해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원내대표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식당에서 상임고문단과 오찬을 가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사실상 의견수렴 과정을 마무리할까 한다”며 “의견수렴을 마치고 이제 제가 여러 가지 고민과 숙고를 통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원장 후보 결정 시점에 대해서는 “예산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나서 길지 않은 시간에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여야는 21일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이날 합의했다.
윤 원내대표가 의견수렴 과정을 마무리하기로 한 것은 상임고문단 오찬에서 한동훈 비대위론이 대세를 이뤘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흥수 상임고문은 이날 오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대체로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큰 이의는 없는 것 같다”며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마지막에 등판했는데 그 때 배 12척이 남았다. 선거가 몇 달 남지 않은 이 시기에 배 12척을 한동훈에게 맡겨보자는 식의 중지가 대개 모였다”고 말했다.
한 장관의 등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장관의 정치적 경험이 적고, 수직적 당정관계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한 상임고문은 통화하면서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이 됐을 때 검찰공화국이라는 비판이 나올 것이라는 걱정도 있었고, 윤 대통령의 아바타로 불리는데 그래서 제대로 의견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겠느냐는 얘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유준상 상임고문은 “당의 자산인 한 장관을 조기등판 시키지 말고 선대위원장을 맡기고 국회의원에 진출시켜서 나중에 대선 후보로까지 상처 입지 않도록 하라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한 장관이 전날 비대위원장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비토론이 잦아들었다는 점도 인선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원인으로 보인다. 한 장관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 아바타’ ‘정치 경험이 적다’는 비판 등에 적극 반박했다. 그러면서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길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같이 가면 길이 되는 것”이라며 비대위원장 제안을 수락할 생각이 있음을 표명했다.
게다가 대안으로 거론되던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침묵하거나 고사하면서 사실상 한 장관을 반대할 동력도 사라졌다. 원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비대위원장직을 고려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비토론이 잦아든 데는 한 장관이 대세를 형성한 상황에서 반대를 고집하다가 자칫 공천에 불이익을 받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중진의원연석회의, 15일 의원총회, 18일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 등을 거쳐 비대위 구성에 대한 여론을 수렴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엄석대식 승리공식. 10원을 걸고 내기를 하다 지면, 다음 판은 판돈을 20원으로 올린다. 그 판을 지면 다시 판돈을 40원으로 올린다. 그 판을 지면 다시 판돈을 80원으로 올린다”며 “이길 때까지 하면 된다”고 적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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