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기증으로 마지막 봉사'…한평생 '봉사의 삶' 의령 공도연 할머니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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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의령에서 일평생 봉사와 기부를 통해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들을 도운 공도연 할머니가 지난 9월 향년 82세를 일기로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는 마지막 봉사로 자신의 육신마저도 해부학 연구를 위해 기증했다.
공 할머니의 마지막 유지는 자신의 시신을 경상국립대 의과대학에 해부학 연구를 위해 기증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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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백년' 선행에 역대 정부서 훈장·표창만 60여 차례
(의령=뉴스1) 박민석 기자 = 경남 의령에서 일평생 봉사와 기부를 통해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들을 도운 공도연 할머니가 지난 9월 향년 82세를 일기로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는 마지막 봉사로 자신의 육신마저도 해부학 연구를 위해 기증했다.
의령군은 지난 9월 13일 공도연 할머니가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20일 밝혔다.
군에 따르면 공 할머니는 17살 나이에 의령의 한 천막집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이웃에게 밥을 동냥할 정도로 가난에 허덕였지만 10여 년간 밤낮 없이 일하며 형편이 나아졌다.
그는 형편이 나아진 30대부터 사회활동에 나서 새마을 부녀회장을 맡아 마을주민들을 독려해 농한기 소득증대 사업에 매진했다.
공동 홀치기와 절미 저축으로 마을 수입을 늘렸고 늘린 수입으로는 어려운 이웃을 도왔다.
자신의 사비를 들여 마을 간이상수도 설치와 지붕개량 사업을 하기도 했다. 마을주민들은 공 할머니에 대한 고마움으로 지난 1976년 당시 송산 국민학교에 '사랑의 어머니' 동상을 건립했다.
공 할머니의 선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지난 1985년 이웃 주민들이 의료시설이 없어 불편을 겪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대지 225㎡를 구매해 군에 기탁하면서 송산보건진료소 개설에 기여했다.
지난 50여 년간 매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거나 불우이웃 돕기 성금 기부, 군내 단체에 쌀이나 물품을 기탁하는 등 선행을 계속했다.
길에서 노숙인을 만나거나 이웃이 궁핍한 생활을 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직접 쌈짓돈과 재배한 농산물을 챙겨 전달하는 등 주변 사람을 도왔다.
공 할머니는 평소 주변의 노인 가구를 찾아 집을 청소하고 말동무가 돼 음식을 대접하는 등 봉사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쳐왔다.
"후손에게 오염된 세상을 물려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동네 환경정화 활동도 계속해 왔다.
새마을 부녀회장 등 각종 사회단체장을 맡아 인근 여성들을 불러 모아 한글을 배우게 하고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치기도 했다.
이같은 선행으로 공 할머니는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역대 모든 정부로부터 표창과 훈장을 60여 차례 이상 받았다.
지난 2020년에는 사회공헌과 모범 노인 자격으로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기도 했다.
그는 수년 전까지도 35㎏의 작은 체구로 손수 리어카를 끌면서 나물을 팔거나 고물을 주워 번 돈으로 기부를 계속해 왔다.
공 할머니의 마지막 유지는 자신의 시신을 경상국립대 의과대학에 해부학 연구를 위해 기증하는 것이었다.
지난해 별세한 남편 고(故) 박효진 할아버지의 시신도 경상국립대에 기증돼 자녀들은 아직 부모를 보내지 못했다.
공 할머니의 장남인 박해곤씨(63)는 "발인을 못해 자식으로 마음이 안 좋지만 이마저도 어머니의 뜻이었다"며 "차가운 병원에 누워계시지만 아버지와 함께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딸 박은숙씨(61)는 "봉사는 어머니의 삶의 낙이었다"며 "연구가 끝나면 부모님을 선산에 모셔 큰절을 올리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공 할머니는 지난 1999년부터 써 온 '봉사일기'에 "제가 가난 속에서 살아와 가난한 사람을 돌보고 싶었고 어려울 때 같이 힘을 합해야 한다는 생각에 더욱 열심히 일하고 봉사했다"라는 글을 적어 자신의 삶을 반추했다.
자녀가 거주하는 창원에서 장례가 치러지면서 별세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자 군민들은 "죽어서도 큰일을 하시는 진정한 어른이다", "군민 대상을 천 번 받아도 모자란다", "진정한 천사가 하늘나라로 갔다"며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pms44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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