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낙서' 20대男 "죄송, 아니 안 죄송…예술한 것일뿐"

경복궁 영추문 좌측 담벼락에 특정 가수·앨범 낙서
경찰 약 6시간 간 조사…"경찰에게 발각될까봐 자진 출석"
개인 블로그에서 "짓궂은 장난 치고 싶었다"

경복궁 담벼락 스프레이 낙서 모방범행 용의자 경찰 조사. 오른쪽은 A씨가 올린 글. 연합뉴스·블로그 캡처

경복궁 담벼락에 특정 가수와 앨범 이름을 적어 경찰에 체포된 20대 남성이 해당 가수를 좋아하는 마음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20대 남성 A씨는 경복궁 영추문 인근 담벼락에 특정 가수와 앨범을 적은 이유에 대해 "팬심 때문이며, 홍보 목적은 아니었다. 문화재에 낙서를 하는 행위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지난 17일 오후 10시 20분쯤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 좌측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와 앨범을 적어 국가지정문화재인 경복궁을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사건은 다른 10대 남녀 피의자들이 경복궁 서쪽 담벼락을 붉은 색과 파란 색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한 지 하루 만에 벌어진 일로, 일종의 '모방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A씨는 심지어 낙서한 벽면을 사진으로 찍어 자신의 블로그에 게시하기도 했다.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A씨는 범행 하루 만인 다음 날(18일) 오전 11시 45분쯤 서울 종로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약 6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경찰에게 발각될 것 같아 자진 출석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이날(20일) 오전 블로그 게시물에서 범행 동기를 따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블로그에서 "미스치프가 말하는 짖궂은 장난을 치고 싶었다"며 "죄송합니다. 아니 안 죄송해요. 저는 예술을 한 것뿐이에요"라고 주장했다. 미스치프는 2019년 결성된 미국 아티스트 그룹이다.

이어 "전 평소에 그래피티도 안 하고 도벽도 없다"며 "숭례문 불태운 사건 언급하면서 끔찍한 사람으로 보시더라.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앞으로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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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양형욱 기자 yangs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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