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회장, 경영권 다툼 불구 지분 매입 제로…왜?

유희석 기자 2023. 12. 2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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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이 조현식 고문 등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직접적인 지분 매입 대신 우호 지분 확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조 명예회장은 MBK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인수를 목적으로 주식 공개매수를 선언한 지난 5일 이후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이달 현재 조 명예회장이 확보한 한국앤컴퍼니 지분은 3.99%로, 이를 위해 투입한 자금은 600억원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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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사진=한국타이어 제공)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이 조현식 고문 등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직접적인 지분 매입 대신 우호 지분 확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부친인 조양래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지출한 과도한 대출이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조현범 회장은 현재 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지분 25%가량을 한국증권금융과 증권사 등에 담보로 맡기고 총 1900억원을 대출한 상태다. 대출 이자율은 5.02~5.9%로 조 회장은 매년 이자로만 100억원 이상을 내야 한다.

조 회장은 한국앤컴퍼니 자회사이자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지분을 통해서도 600억원가량 대출을 받았다. 조 회장은 지난해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로부터 각각 35억원, 23억원 보수를 받았지만, 대출 이자 갚기에도 버거운 수준이다.

조 회장이 경영의 핵심인 주식을 담보로 거액의 자금을 빌린 이유는 지난 2020년 부친인 조양래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물려받을 때 증여가 아닌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당시 조 명예회장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23.59%를 블록딜 방식으로 3000억원에 조 회장 쪽에 매각했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조 회장은 형인 조현식 고문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의 경영권 공격이 시작된 이후에도 지분을 더 사들이지 못하고 있다. 대신 최소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한 조양래 명예회장이 지분 경쟁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조 명예회장은 MBK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인수를 목적으로 주식 공개매수를 선언한 지난 5일 이후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이달 현재 조 명예회장이 확보한 한국앤컴퍼니 지분은 3.99%로, 이를 위해 투입한 자금은 600억원 이상이다.

조 회장은 지분 추가 매입 대신 우호 지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사촌 관계인 효성그룹 산하 효성첨단소재와 의결권 공동 행사를 위한 주식 공동 보유 합의를 체결하고 우호 지분 0.51%를 확보했다. 여기에 hy 등 우호 지분을 더하면 이미 과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현식 고문과 MBK파트너스는 한국앤컴퍼니 지분 공개매수를 선언하며 경영권 다툼을 시작했다. 이후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까지 지분 0.81%를 들고 MBK 파트너스 측에 합류했다.

조현식 고문(18.93%)과 차녀 조희원 씨(10.61%), 조 이사장 지분을 모두 더하면 총 30.35%다. MBK파트너스 측이 과반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가져오려면 최소 19~20% 지분을 더 모아야 하지만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현범 회장이 경영권 분쟁 여지를 완전히 없애려면 본인이 직접 지분율을 높이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우호 지분으로 대신하는 것은 어쨌든 (반대 측이) 계속 공격할 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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