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 지우고 빨간색 입히고···롯데슈퍼가 간판 바꿔다는 까닭
롯데슈퍼가 롯데마트 간판과 동일한 디자인으로 간판 교체에 나섰다. 1년 넘게 진행해온 마트와의 ‘통합’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다.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시도가 유통업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롯데슈퍼는 올해 안에 80여개 직영점 간판을 ‘LOTTE SUPER(롯데슈퍼)’로 바꾸고, 추후 210여개 전체 직영점을 대상으로 교체를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
현재 롯데슈퍼는 ‘롯데프레시’, ‘롯데프레시앤델리’를 포함해 총 7가지 간판을 사용 중이다. 2020년 5월부터 신선식품의 신선함을 부각하고자 ‘프레시’라는 단어를 넣어 간판을 변경했다.
하지만 해당 간판이 슈퍼의 이미지를 잘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고객들도 계속 ‘슈퍼’라고 불렀다. 혼선을 최소화하고자 간판을 바꾸기로 했다. 프리미엄 콘셉트 매장인 ‘롯데프리미엄푸드마켓’만 간판을 그대로 사용한다.
또다른 배경에는 롯데마트와의 통합이 있다. 새로 교체되는 간판은 마트 간판과 동일한 상표 이미지(BI)와 폰트를 사용해 제작했다. 기존 간판이 회색과 흰색으로 이뤄졌다면 새 간판에는 롯데를 상징하는 색깔인 빨간색을 입혔다.
롯데마트·슈퍼 관계자는 “앞으로도 롯데마트와 동일한 매장 디자인 연출을 통해 마트를 방문하는 고객들이 슈퍼에 방문하더라도 친숙한 느낌이 들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해 11월 대형 할인마트인 롯데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롯데슈퍼의 상품 조달 업무를 통합해 품질·가격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매입 물량 확대와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상품 원가를 낮춰 소비자들에게 보다 저렴한 가격에 선보일 수 있다는 게 통합의 가장 큰 강점이다. 이를 통해 영업이익 개선을 이룬 롯데마트·슈퍼는 지난달 통합 1주년을 맞아 새로운 통합 비전으로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을 제시하기도 했다.
통합 전략은 유통업계 전반에 확산 중이다. 경쟁사 이마트는 9월 정기인사를 통해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SSM), 이마트24(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사업군을 단일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최근 통합을 위한 조직인 ‘통합추진사무국’도 신설했다. 조직 역량을 결집해 성과를 내겠다는 취지다.
GS리테일에선 GS더프레시(SSM)와 GS25(편의점)가 시너지를 내고 있다. GS더프레시의 상품기획 부문을 통해 조달한 상품을 GS25에서 판매하고, 편의점 인기 제품을 GS더프레시에도 내놓는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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