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셀프 연임’ 없앤 포스코… 차기 CEO 논의 본격화

최정우 회장 연임 의사 밝힐지 관심

포스코그룹이 회장 선출 방식을 손질한 가운데, 최정우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힐지 주목된다. 최 회장은 내년 3월 두 번째 임기가 마무리된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연임을 결심하면 ‘셀프 연임’ 논란으로 최고경영자(CEO) 선출에 난항을 겪었던 KT의 사례가 재연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최 회장이 포스코그룹의 체질을 철강에서 2차전지 소재로 확장한 공로가 있어 연임의 명분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는 현직 회장이 연임할 경우 우선 심사하는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포스코형 신 지배구조 개선안’을 지난 19일 의결했다. 포스코홀딩스는 개선안에 따라 21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CEO(최고경영자) 후보 추천위원회’ 운영을 의결하고 신임 회장 인선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포스코그룹 제공

포스코그룹은 지배구조 개선안에 따라 현직 회장의 연임 의사 표명 여부와 관계없이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회장 선임 절차를 시작한다. 그간 포스코그룹은 현직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면 경쟁 없이 단독으로 우선 심사 기회를 부여했다. 이후 포스코그룹 CEO 후보추천위원회가 심사를 거쳐 적격으로 판단하면 단독 후보로 주주총회 안건에 상정된다.

기존 규정은 ‘셀프 연임’ 제도로 비판받았다. 포스코그룹과 같은 소유분산기업인 KT는 지난 2월 구현모 전 대표가 셀프 연임 논란으로 사퇴했다. 소유분산기업은 특정 대주주가 없는 기업을 말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초 “지배 구조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논란 끝에 KT는 지난 6월 현직 대표 역시 다른 후보들과 함께 심사받도록 규정을 바꿨다.

포스코그룹 역시 최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면 KT와 비슷한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대통령이 재계 총수를 대동하고 여러 차례 해외 순방에 나섰으나 최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대통령실이 최정우 회장의 연임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말이 나왔다. 포스코그룹은 최 회장이 해외 순방에 동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내부적인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지난 18일 약 3억원을 들여 포스코홀딩스 주식 700주를 매입했다. 최 회장의 보유 주식은 3338주에서 4038주로 늘었다. 포스코는 “(최 회장의) 개인 투자 목적”이라는 설명했지만,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연임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포스코그룹의 기업시민보고서에 따르면, 그룹 CEO 후보 자격은 두 가지다. 첫째는 포스코그룹 CEO 후보군 육성 프로그램을 거친 자, 두번째는 포스코그룹 주요회사에 준하는 글로벌기업 최고 경영진이다. 포스코그룹은 21일 이사회에서 자격 요건도 손볼 예정이다.

현재 최 회장을 제외한 후보로는 김학동(이하 가나다 순) 포스코 부회장,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부사장,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정창화 전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황은연 전 포스코 인재창조원장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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