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가자며 안아줘”...마약·투병 로버트 할리가 전한 인요한과 인연

박선민 기자 2023. 12. 2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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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씨를 응원해주고 있는 인요한 박사. /MBN

마약 투약 혐의로 활동을 중단했던 방송인 겸 광주외국인학교 이사장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씨가 “마약을 하면 온 인생이 망가진다”며 중독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특히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씨 등을 언급하며 마약 중독을 극복할 때 자신을 응원해 준 주변인들이 큰 의지가 됐다고 했다. 인 전 위원장은 하씨가 마약 투약 후 희귀암으로 투병하던 당시 의사 신분으로 그를 세심하게 보살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씨는 19일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에서 “마약에 빠지면 환각 및 흥분 상태가 돼 피해를 줄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중독성이 너무 강해 자꾸만 하고 싶어진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 번 마약을 하면 교도소에 다녀와도 계속 약을 찾게 된다”며 “나쁜 권유를 하는 친구들을 내 인생에서 완전히 없애야 마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기억해야 할 것은 마약 사범은 언젠가 반드시 검거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하씨는 현재 마약을 끊은 지 약 4년 6개월이 됐다. 하씨는 “4년 전에 내가 왜 마약을 했나 너무 후회된다”며 “당시 정신적으로 너무 약한 상태여서 유혹에 쉽게 빠졌던 것 같다”고 했다.

하씨는 마약을 끊어낼 때 주변 사람의 지지와 응원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하씨는 “마약 극복을 위해서는 사회에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서포트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제 경우에는 가족과 친구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맨 처음에 너무 힘들었는데, 사유리씨가 와서 안아주고 인요한 박사님이 병원에서 나를 안아주면서 ‘내가 죽을 때까지 함께 있을 거야’라고 하더라”며 “엄청나게 듣고 싶은 말이었다”고 했다.

경찰청 유튜브에 출연해 마약 중독을 경고하고 나선 로버트 할리(오른쪽). /경찰청 유튜브

앞서 지난해 5월 하씨가 말초신경암이라는 희귀암 투병 생활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인 전 위원장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씨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동생”이라고 표현하며 친분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하씨에)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냥 안고 끝까지 가자고 했다”며 “너무 안타까웠다. 사람이 넘어져도 기회를 다시 주는 게 있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하씨는 이번에 인터뷰를 위해 경찰청을 찾자, 자신이 또다시 마약에 손댄 줄 알고 사유리씨가 놀랐다는 일화도 공개했다. 하씨는 “한 시간 전에 여기 운전하고 올 때 사유리씨가 ‘어디 가냐’고 물어서 ‘나 지금 경찰청 간다’고 답했더니 (사유리씨가) ‘왜, 무슨 일 했어’라고 하더라”고 했다. 사유리씨는 하씨가 마약 투약 이후 다시 마약에 손을 대는지 지속해서 살피는 등 하씨를 지극히 챙겼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하씨는 2019년 3월 중순 인터넷으로 필로폰을 구입한 뒤 외국인 지인과 함께 투약하거나 홀로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7년과 2018년에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온몸의 털을 없애는 등의 방법으로 마약 성분 검사를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에서 하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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