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연이 호소한 WK리그의 변화, 지난해 논의는 있었다
지소연(수원FC 위민)이 변화를 촉구했던 WK리그(여자실업축구)도 내부적으로 선수들의 처우 상향을 고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구단의 관계자는 20일 기자와 통화에서 “오랜기간 정체된 선수들의 임금 문제와 관련해 지난해 한 차례 논의가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된 상태”라고 밝혔다.
지소연은 올해 국제 무대에서 도약이 기대됐던 여자축구가 만족스러운 성적을 남기지 못한 채 마감하자 WK리그의 변화를 갈망한 바 있다. WK리그가 발전해야 여자축구도 성장하는데 최고 연봉 상한선(5000만원)이 오랜기간 변함이 없으니 재능있는 인재들의 유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이었다.
WK리그가 실업이라 프로인 여자배구(4억 7500만원)와 여자농구(3억원·이상 최고 연봉)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차이가 너무 벌어진 것도 사실이다.
다행히 내부에선 이와 관련해 변화의 움직임이 있었다. 여자축구연맹이 각 구단의 의견을 수렴했다.
핵심은 역시 연봉이었다. 현행 임금보다 20% 인상된 6000만원 선에서 합의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있었다. 관중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실업의 현실상 선수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올리기는 쉽지 않지만 바꾸자는 의견이 대세를 이뤘다.
대부분의 구단들이 받아들인 가운데 최종 합의에 실패한 것은 계약금 문제였다. 단년 계약이 대세인 WK리그는 연봉 외에 계약금(최대 30%)을 지급하고 있는데 임금과 계약금이 한꺼번에 오르면 부담이 크다는 불만이 있었다.
이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계약금을 기존 30%에서 20%로 줄이자는 의견과 아예 연봉과 계약금을 묶어 7000만원으로 올리자는 제도 개선안까지 오갔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축구연맹이 최종안을 도출해내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결국, 올해 상한액도 5000만원으로 넘어갔을 뿐만 아니라 내년 역시 이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WK리그의 일부 구단은 이미 법인화가 진행된 터라 내년 예산안이 이미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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