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철강 자존심이 日기업에…미국 정치권, 인수 반대 목소리↑

김하늬 기자 2023. 12. 2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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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철이 122년 역사의 미국 기업 US스틸을 인수하는 데 대한 반대 목소리가 미국 정치권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의회 여야 의원들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따른 시장 지배력 집중이나 국가 안보 우려가 있느냐는 질문에 "규제 심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 거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말하지는 않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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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철이 122년 역사의 미국 기업 US스틸을 인수하는 데 대한 반대 목소리가 미국 정치권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주요 산업 소재를 안보 차원에서 보는 경향이 강해지는 가운데, 야당인 공화당뿐 아니라 여당 민주당도 국가 안보가 걸려있다며 해외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승인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다. 특히 US스틸이 위치한 펜실베이니아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에 꼭 필요한 경합지 중 하나여서, 노조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인수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US스틸 공장 모습 /사진=블룸버그통신

1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의회 여야 의원들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화당 소속 J.D. 벤스, 조시 홀리,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재닛 옐런 재무장관에게 서한으로 "철강 산업은 미국의 제조, 국방 및 기타 중요한 역량에 핵심 역할을 한다"며 "선도적 철강 회사를 외국 기업이 통제하도록 허용하는 건 심각한 경제 및 국가안보 문제를 일으킨다"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다. 공화당 의원들은 일본제철이 일본에 충성하는 기업이며 미국에 제품을 덤핑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인수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에서도 비판 의견이 나왔다. US스틸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 밥 케이시, 존 페터먼 상원의원(민주당)은 "나쁜 거래"라며 반대 뜻을 밝혔다. 이들은 "이번 거래는 터무니없다"며 "매각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셰러드 브라운 상원 은행위원장은 "일본제철과 US스틸은 철강 노동자를 (논의) 테이블에 포함하지 않아 모욕을 줬다"면서 "미국 철강 산업 미래를 위한 노동자 헌신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했다.

이날 백악관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따른 시장 지배력 집중이나 국가 안보 우려가 있느냐는 질문에 "규제 심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 거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말하지는 않겠다"고 답했다. 이어 "미국 제조업과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미국 철강 노조의 신념을 바이든 대통령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기업 간 경쟁이 있어야 소비자의 비용이 줄고 노동자의 임금이 증가한다는 점을 바이든 대통령은 알고 있다"고 전했다.

US스틸의 매각이 최종적으로 성사되려면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심의 문턱을 넘어야한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위원회는 외국인의 미국기업 인수합병 등 대미 투자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해 안보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대통령에 거래 불허를 권고할 수 있어서다.

백악관의 반응에 대해 블룸버그는 "(이번 거래에 대한) 정치적 영향을 지대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인수를 늦추거나 수정을 가하거나 취소시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합주 선거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번 거래에 백악관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FT도 "US스틸 인수를 놓고 거세지는 폭풍은 가장 친노조적인 대통령으로 자신을 홍보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치적 딜레마를 안겨줄 수 있다"며 "2024년 재선에 성공하려면 회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와 미시간주에서 승리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정치권의 반발에도 바이든 행정부가 주요 동맹인 일본기업의 인수를 막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급망 문제에서 협력해야 하는 일본과 갈등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일본제철은 지난 18일 약 2조엔(약 18조2322억원)에 US스틸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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