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예술 가로지르는 시선…‘단순한 그림, 단순한 사람 장욱진’ & ‘디어 마이 오페라’
예술 속엔 사람이 있고 사연이 맴돌고 삶이 숨 쉰다. 미술과 음악 등 장르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예술과 호흡하는 사람들, 또 예술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두 권의 책을 만나본다.
■ 우리가 알던 장욱진, 다시 새롭게 바라보기…‘단순한 그림, 단순한 사람 장욱진’
미술사가이자 평론가로 활동하는 정영목 서울대 미술대학 서양화가 명예교수가 그간 발표했던 장욱진 화가에 관한 글을 모아 놓은 책 ‘단순한 그림, 단순한 사람 장욱진’(소요서가 刊)이 지난 11월30일부터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책에는 한국 근현대 화단을 대표하는 장욱진에 대한 기존의 평론이 그의 기이한 삶과 불교적이고 도가적인 세계관에 몰두한 작가론에 치우쳤다는 점에서 벗어나 장욱진을 새롭게 바라보려는 저자의 의지가 담겼다.
정 교수가 바라볼 때 장욱진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는 장욱진의 이상적이며 자전적인 성격이다. 삶을 바탕으로 풀어낸 주제와 조형 측면에서의 독자성은 평생을 걸쳐 그의 세계관을 이루는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그가 몸담았던 아틀리에를 기준으로 덕소, 수안보, 용인시절 등으로 구분하는 기존의 작품 세계 기술법은 그의 세계를 오롯이 기술하는 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저자는 장소 변화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지만, 내적인 심상 변화에 주목한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장욱진의 작품세계를 ‘자전적 향토 세계’, ‘자전적 이상 세계’, ‘종합적 이상 세계’의 세 단계로 구분해 살펴본다. 행간 곳곳에 장욱진의 그림도 수록돼 있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 무대 위 오페라가 일상과 호흡하는 법…‘디어 마이 오페라’
‘한국의 카르멘’으로 알려진 메조소프라노 백재은이 펴낸 ‘디어 마이 오페라’(그래도봄 刊)가 지난 11월30일 발간됐다. 열한 편의 작품에 깃든 스토리와 음악을 저자만의 관점으로 소개하면서 독자들의 일상을 예술이 넘실대는 세계로 안내하는 책이다.
백재은 성악가가 그간 수많은 오페라 작품 속의 인물을 연기하면서 보고 듣고 느꼈던 경험이 책에 응축됐다. 예술과 맞닿은 삶, 문화, 역사로 빚어낸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공감대를 만끽해볼 기회다.
책을 읽을수록 ‘무대 위에 우리의 삶이 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무대 위 예술가가 작품 속 인물과 상황에 몰입하며 느꼈던 감정과 겪었던 에피소드, 작품을 둘러싼 창작자들의 사연, 작품이 객석과 상호작용하는 방식 등이 어우러지면서 매혹적인 입문서로 느껴진다.
‘팔스타프’, ‘아틸라’, ‘라 트라비아타’ 등 베르디가 써낸 오페라에 얽힌 사연, 매혹적인 집시와 순수한 청년의 사랑을 그린 ‘카르멘’에 녹아든 작곡 비하인드, ‘돈 조반니’의 탄생 비화, 오페라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삼각관계처럼 작품의 안팎을 감싸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겼다.
백재은 성악가는 “무대 위 오페라 주인공들이 나와는 상관없는 인물 같지만 사실 그들은 다른 시대 다른 문화의 옷을 입었을 뿐 우리와 다르지 않다”며 “절망과 사랑 등의 감정은 시대와 나라가 달라도 모두가 같다. 이런 맥락에서 세상 모든 사람들은 오페라의 드넓은 세계에 빠져 함께 감동할 수 있는 잠재적인 오페라 팬들”이라고 전했다.
송상호 기자 ss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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