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육아휴직자 20만명 육박…5만여 ‘라떼파파’ 효과

지난해 육아휴직에 들어간 부모가 20만명에 육박했다. 특히 남성 육아휴직자가 전년대비 30%가량 급증하며 ‘라떼파파’(육아에 적극적인 아빠)가 우리나라에도 점차 자리잡는 모습이다. 지난해 시행된 ‘3+3 육아휴직제’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남성 육아휴직자 약 30% 급증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육아휴직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을 시작한 사람은 1년 전보다 2만4866명(14.2%) 늘어난 19만9976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직장인 부모 가운데 지난해 육아휴직을 시작한 인원을 집계한 것이다. 2021년 육아휴직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이어진 경우 등은 제외했다.

육아휴직자 수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1년 이후로 매년 1만명 안팎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2011년 9만3895명에 불과했던 육아휴직자는 이듬해 10만명을 돌파했고, 2015년 13만6560명, 2018년 15만3741명, 2021년 17만5110명에 도달한 후 지난해에는 20만명에 육박했다.

특히 남성 육아휴직자가 급증했다.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는 5만4240명으로 1년 전보다 28.5% 증가했다. 여성은 14만5736명으로 9.6% 늘어났다. 성별 비율은 남성이 전년보다 3%포인트 늘어난 27.1%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여성이 72.9% 여전히 남성보다 약 2.7배 높다.

연령별로 보면 남성 육아휴직자 중 35∼39세가 39.7%로 가장 많았고, 40세 이상(35.3%), 30∼34세(21.8%), 30세 미만(3.2%) 순이었다. 여성은 30∼34세가 40.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35∼39세(34.1%), 40세 이상(14.9%), 30세 미만(10.3%)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출산 부모, 동시 육아휴직 2.2배↑

2022년 출생아를 가진 육아휴직자 중에서도 남성 휴직자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육아휴직자는 8만7092명으로 1년 전보다 12.5% 늘었다. 이중 남성 육아휴직자는 1만2407명으로 1년 전보다 56.4% 증가했으며 여성은 7.5% 증가한 7만4685명을 기록했다.

2022년 출생아를 가진 부모 중 지난해 둘 다 육아휴직을 사용한 경우는 1만2888건으로 전년(5844건)보다 2배 이상 대폭 늘었다.

이처럼 부모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한 경우가 증가한 이유로는 지난해 도입된 ‘3+3 육아휴직제’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는 출산 후 생후 12개월 이내 부모가 동시에 혹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첫 3개월간 각각 통상임금의 100%(월 최대 300만원)을 지급하는 제도다. 이전에는 부부 중 한 사람만 100%를 받았다.

지난 19일에는 고용노동부가 생후 18개월 이내 아이를 가진 부모에게 첫 6개월간 각각 통상임금의 100%(월 최대 450만원)를 지급하는 ‘6+6 부모육아휴직제’를 내년 1일부터 도입한다고 발표해 향후 육아휴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규모별로는 육아휴직자 대부분이 종사자 300명 이상인 대기업에 소속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전년보다 대기업 비중은 다소 줄고, 중소기업 비중이 늘며 중소기업체의 육아휴직 사용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성 육아휴직자 70.1%가 종사자 규모 300명 이상인 기업에 소속됐지만 그 비중은 전년(71.2%) 대비 1.1% 줄었다. 4명 이하인 기업에 소속된 비중은 3.4%, 5~49명과 50~299명 비중은 각각 10.9%, 14.7%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

여성의 경우 60.0%가 종사자 규모 300명 이상 기업에 소속됐다. 그 비중은 전년(62.7%) 대비 2.7% 감소했다. 4명 이하는 5.5%, 5~49명은 19.5%로 각각 1.0%, 1.3% 증가하는 등 중소기업에서도 육아휴직 사용이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육아휴직을 사용 비율이 높아지면서 출산을 앞두고 일을 그만두는 여성 비율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출산모의 49.7%가 출신일 기준 직업을 갖고 있었는데 이는 5년 전인 2018년 39.8%에 비해 10%포인트가량 높다. 출산 360일 전 취업비중과 비교해도 2018년에는 50.2%였으나 지난해에는 58.7%로 상승했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