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교생실습, 한 학기로 늘려보니···“교사로서의 책임감 생겼다”
지난 9월부터 성신여대 사범대학 학생 8명은 15주간 주 3일씩 서울 성북구 성신여고와 서울 강서구 등촌중학교로 실습을 나갔다. 사범대생들은 각각 맡은 학급의 ‘멘토’로서 매주 점심시간과 방과 후 시간에 멘티들을 만났다. 스터디 플래너 쓰는 법을 알려주거나 국어, 통합사회, 진로 등 자신이 전공한 과목에서 보충학습을 도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멘티의 공부 내용을 점검하고, 학교 적응을 어려워하는 멘티의 고민을 들어주기도 했다. 성신여대는 “실습생들이 학생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교사의 책임감을 갖게 되는 성과가 있었다”고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1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학교현장실습학기제 시범운영 결과발표회’를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학교현장실습학기제는 기존 4주였던 위탁형 교육실습을 한 학기로 연장한 제도다. 앞서 교육부는 2021년 ‘초·중등 교원양성체제 발전방안’을 발표하면서 교육실습을 내실화하기 위해 실습 기간을 한 학기(15~17주)로 확대하도록 했다. 실습생이 한 학기 동안 학교 현장 전반을 경험해 교육과정 편성·지도·평가, 학생 상담 등 실질적인 실무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서울에서는 지난해부터 10개 대학과 15개 실습협력학교에서 시범운영되고 있다.
이날 발표회에서 대학과 실습협력학교들은 다양한 학교현장실습학기제 운영 사례를 공유한다. 성균관대 수학교육과 학생 4명은 지난 15주간 서울 동대문구 숭인중학교에서 실습을 했다. 교과전담교사와 지도교수는 실습생이 수업 지도안 초안을 작성하면 개별 면담을 해 피드백을 줬다. 수업 시연 모습을 촬영해 실습생들끼리 동료평가를 하기도 했다. 이들은 숭인중에서 소규모 연구수업을 진행하거나 학교생활기록부를 작성하고, 직접 학급 학생들을 상담하며 현장 경험을 쌓았다.
서울 성북구 삼선중학교에서 동국대 실습생 4명은 시험 기간 부감독을 하고, 학부모 상담 주간에는 참관도 했다. 직접 학급경영계획서와 학생부 일부를 작성해 교사의 역량을 키웠다. 동국대가 현장실습에 참여한 현장교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기존 4주 실습과 비교해 학교현장실습학기제 도입으로 교육실습의 질이 얼마나 향상됐나’는 질문에 모든 교사가 향상됐다(매우 향상됨 46.2%·향상됨 53.8%)고 답했다. 실습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92.3%가 학교현장실습학기제를 통해 가장 크게 성장한 부분(복수선택)으로 ‘교과 교육 전문성’과 ‘학급 운영 능력’을 꼽았다.
이날 학교들은 학교현장실습학기제의 개선점도 제안한다. 한양대 오병근 교수는 교육실습 인정 학점을 확대하고, 교육실습생에 대한 교권 보호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봤다. 지도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 있는 교원 양성을 위한 대학 교육과정 개선을 제안하고, 실습학기제를 운영하는 실습협력학교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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