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탄 분유 먹여 3개월 딸 사망' 친부, 항소심도 혐의 부인

대전 법원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생후 3개월 된 딸에게 수면제를 탄 분유를 먹이고 방치해 숨지게 한 친부가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40)씨 변호인은 20일 대전고법 형사1부(송석봉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재판에서 "저녁에는 분유 포트에 있던 물로 정상적으로 수유했다. 알지 못하는 어떤 경위로 수면제가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A씨 측은 사망 원인을 졸피뎀 중독으로 추정한 법의학자에 대해 사실조회를 신청했다.

A씨는 지난 1월 13일 오후 10시 23분께 사실혼 관계에 있던 아내 B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나 생후 100일이 지난 딸을 혼자 돌보던 중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가 섞인 분유를 먹인 혐의로 기소됐다.

수면제는 불면증 증세로 아내와 함께 병원에서 처방받아 갖고 있던 것이었다.

이후 저체온증 등 위험한 상태에 놓인 딸을 바닥에 떨어뜨려 머리를 다치게 하고, 구토하는 등 의식을 잃었는데도 지명수배 중이어서 체포될 것이 두렵다는 이유로 119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낮에 자신이 먹으려고 놓아둔 수면제를 녹인 생수를 타서 실수로 먹였고, 당시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도 했다며 방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지난 10월 19일 "약물의 반감기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 주장과 달리 낮이 아닌 저녁에 졸피뎀을 탄 분유를 먹인 것으로 보이며, 그에 따라 여행을 다녀오자마자 급하게 분유를 타느라 실수한 것이라는 피고인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딸이 구토하고 코에서 분유가 흘러나오는데도 아내가 집에 돌아올 때까지 1시간 넘게 방치했다"며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징역 10년을 구형한 검찰은 형이 가벼워 부당하다는 취지로, A씨는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 양형 부당으로 각각 항소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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