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무시하더니 “제발 뽑아주세요”…‘공시족’ 사상 최다라는 중국

한재범 기자(jbhan@mk.co.kr) 2023. 12. 2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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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국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이른바 '공시족'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제로코로나 폐기 이후에도 예상 외로 경기회복이 더딘 데다 외국기업들이 이탈하면서 민간 부문에서의 취업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민간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외국계 기업까지 대거 철수하면서 청년들이 일자리를 확보하는 것은 더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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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실업률 또 최고치 경신
공무원 시험 경쟁률 57대 1
월급 적지만 잘릴 걱정 없어
[사진출처=연합뉴스]
올해 중국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이른바 ‘공시족’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제로코로나 폐기 이후에도 예상 외로 경기회복이 더딘 데다 외국기업들이 이탈하면서 민간 부문에서의 취업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당국 자료를 인용, 지난달 3만9600명을 뽑는 중앙부처 및 산하기관 국가직 공무원 시험에 역대 최다인 225만 명이 응시했다고 보도했다.

경쟁률은 약 57대 1에 육박했다.

중국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 따르면 이같은 보직은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에도 불구하고 정년과 복리후생이 거의 보장되는 일자리다.

중국 청년들 사이에선 여전히 ‘철밥통’으로 통하는 인기 직종으로 꼽힌다. 최근 청년 실업률이 급증하면서 갈 곳 없는 청년들이 안정적인 직업을 찾아 공무원 시험에 대거 응시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청년들 사이에선 경제가 고속 성장하던 1990년대와는 다른 바람이 불고 있다. 당시 청년들은 높은 연봉을 쫓아 사기업과 외국계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정부 기관이나 국영 기업 취업 기피 현상으로 해당 기관 취업을 포기하면 벌금을 내는 상황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이와 달리 현재는 안정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첸 즈웬 중국 교육발전전략학회 연구원은 “3년간의 팬데믹은 사람들이 ‘안정’의 중요성을 깨닫는 데 도움이 됐다”라며 “공무원, 사관학교 및 경찰대학 응시에 청년들이 몰리는 것이 그 증거”라고 밝혔다.

중국은 제로코로나 정책 폐기 이후에도 경기회복이 더져지면서 취업시장 한파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앞서 국가통계국은 지난 6월 16세에서 24세 사이의 실업률이 21.3%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2018년 데이터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청년 실업률이 최고치를 경신하자 당국은 7월에 청년 실업률 통계 발표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설상가상으로 제로코로나 정책의 여파 및 최근 반간첩법 개정으로 해외기업들의 중국 ‘엑소더스’는 날로 심화되는 추세다. 지난 중국국가외화관리국이 3일 공표한 7~9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3개월 동안 외국자본의 역내 직접투자는 -118억 달러(약 1조7700억엔)를 기록했다.

마이너스가 되는 것은 통계를 거슬러 올라가는 1998년 이후로 처음이다. 민간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외국계 기업까지 대거 철수하면서 청년들이 일자리를 확보하는 것은 더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당국의 공식적인 청년 실업률 수치는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베이징 소재 21세기 교육 연구소는 여러 대학의 통계를 종합, 올해 중국 고등 교육 기관을 졸업한 1158만 명의 학생 중 절반만이 취업하거나 대학원 과정에 입학한 것으로 추정했다.

절반에 해당하는 500만 명 가운데 100만 명은 공무원을 통해 공공 부문으로 흡수됐고, 약 200만 명은 해외 유학이나 국내 대학원으로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500만명의 졸업생들 중 민간 취업에 성공한 이들은 절반도 채 안된다는 뜻이다.

슝빙치 21세기 연구소 소장은 “이같은 통계를 보건대 민간 부문이 제공한 일자리가 얼마나 적은지 짐작할 수 있다”며 “민간 기업이 성장하지 못하고 대외 개방을 중단한다면 앞으로 학생들의 취업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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