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대인플레이션 하락…둔화 속도는 더딜 전망"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통계청이 5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4(2020=100)로 1년 전보다 3.3% 올랐다. 8월(3.4%), 9월(3.7%), 10월(3.8%)에 이어 4개월 연속 3%대를 지속했다. 다만 상승폭은 4개월 만에 축소됐다.도축 마릿수가 증가하고 정부 측 공급 확대 등으로 축산물 물가는 1.3% 하락했다. 국산 쇠고기(-3.6%), 돼지고기(-2.4%) 등의 가격도 내려갔다.사진은 이날 한 대형마트 정육코너에 진열된 돼지고기의 모습. 2023.12.05.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추세적으로 둔화 흐름을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하락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실제 인플레이션의 둔화 흐름보다는 더딜 것이란 예상이다.

한국은행은 20일 ‘최근 우리나라 기대인플레이션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들의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지난해 7월 정점으로 추세적으로 하락하면서 최근 3%대 중반으로 낮아졌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장기간 물가안정목표를 큰 폭으로 웃돌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우선 최근 우리나라의 단기 기대인플레이션 흐름의 특징에 대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등락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 수준이 비교적 높은 시기에는 실제 물가상승률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기대가 조정되는 반면 인플레이션 수준이 비교적 낮은 시기에는 실제 물가상승률의 움직임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플레이션 기대 형성 시 고인플레이션 시기에 실제 물가 흐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관찰되지만, 저인플레이션 시기(2013~2020년)에는 기대인플레이션의 변동성이 작은 가운데 실제 물가상승률과의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는 점에서다.

특히 지난 2~3년간 일반 소비자들의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의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최근 실제 인플레이션이 기조적으로 둔화하고 있음에도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더디게 조정되고 있다고 봤다.

예컨대 2021년 하반기 이후 가공식품, 외식 등 개인서비스 등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고 일반인의 인플레이션 기대 형성과 연관성이 높은 품목들의 가격상승률이 팬데믹 이전 수준(2010~2019년 평균)을 큰 폭으로 웃돌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에 따라 한은은 지난해 중반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추세적으로 둔화 흐름을 보이면서 향후 일반인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하락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지만 속도는 실제 인플레이션의 둔화 흐름에 비해서는 더딜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측은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더디게 둔화하면서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향후 디스인플레이션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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