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떠밀려 간 곳이 왕복 10시간…무성의한 교육부 대책에 두 번 상처받는 아이들

권민재 기자 2023. 12. 20. 13:5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전 6시 30분 서울역입니다.

오늘 제가 갈 곳은 학교폭력 피해학생들을 위한 학교입니다.

전국에 하나 뿐인데 서울에서 출발하면 대중교통으로만 5시간 넘게 걸립니다.

긴 여정을 떠나보겠습니다.

학교는 충북 영동 산골마을에 있습니다.

기차를 한 번 갈아타야 합니다.

드디어 영동역에 왔습니다. 원래 시내버스를 타고 학교로 가려고 했는데요.

지금 버스표를 보니까 세 시간 뒤에 버스가 있습니다.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해서 하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가겠습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40분 동안 넘습니다.

요금은 4만 원이 넘습니다.

학교에 도착하니 벌써 점심시간입니다.

급식실이 없어서 주변에 있는 민박집을 빌려서 이렇게 조리실로 쓰고 있습니다.

음식이 다 되면 선생님들이 직접 들고 센터까지 옮깁니다.

대전에서 머물던 건물이 안전등급 최하인 E등급을 받으면서 쫓기듯 이사 왔습니다.

시설은 그나마 나아졌지만 이번에는 교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됐습니다.

아이들도 입소를 망설입니다.

[조정실/해맑음센터장]
“어저께도 두 명이 왔다갔어요. 근데 아이를 여기 보내기엔 거리상으로 위험해서 좀 무리라 생각해서 갈 수 없다고…”

지금 있는 공간마저 내년 말이면 계약이 끝납니다.

교육부 예산은 5년째 오르지 않고 있고 있습니다.

이곳이 유일한 터전인 아이들은 불안합니다.

[서지우(가명)/학생]
“여기가 전국에 하나밖에 없는 학교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센터라고 들었거든요. 여기가 최대한 오랫동안 계속 유지가 됐으면 좋겠어요”

교육부는 교통보다 치유를 할 수 있는 주변 환경을 먼저 생각한 것이라며 관련 예산은 늘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