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 현대차그룹, 인사 키워드는 세대교체·성과주의…“과감한 투자 지속”

2023. 12. 2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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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강화…신규선임 3명 중 1명 ‘40대’
기술인재 중시, 전체 승진자 30% R&D 분야
부사장·전무 승진 48명…‘성과주의’
현대차·기아 GCSQO에 브라이언 라토프 사장 임명
브라이언 라토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현대차 기아 사장, 이동석 현대자동차 사장, 김윤구 현대오토에버 사장, 김혜인 현대자동차 부사장, 전병구 현대카드 사장, 배형근 현대차증권 사장. [현대차그룹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현대자동차그룹이 20일 단행한 2023년 하반기 임원인사에서 역대 가장 많은 252명이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 비전 달성 가속화 방향성 아래 국적과 연령, 성별을 불문하고 성과와 역량이 검증된 인재 252명(현대차 97명, 기아 38명, 현대모비스 20명 등)을 승진시켰다.

인사 키워드는 ‘세대교체’·‘성과주의’다. 급변하는 모빌리티 환경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올해 거둔 역대 최고 성과에 걸맞은 보상과 격려 차원에서 인사를 단행했다는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누적 11조65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상장사 가운데 연간 최대 영업이익 달성이 유력하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현대차가 지난해 대비 54.5% 늘어난 15조372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점친다. 기아 역시 3분기 누적 영업이익 9조1421억원을 기록하며, 상장사 영업이익 2위를 향해 순항 중이다.

먼저 현대차그룹은 신규 선임은 모두 197명으로 이 가운데 38%는 40대로 발탁함으로써 미래 준비를 위한 세대 교체에 중점을 뒀다. 신규 임원 가운데 40대 비중은 지난 2020년 21%에서 2021년 30%를 넘어선 이후 지난해 35%, 올해 38%로 지속 확대되는 등 증가세가 매년 두드러지고 있다.

아울러 현대차는 기술인재 등용 기조를 유지하며 전체 승진자의 30%를 연구개발(R&D)과 제조 등 기술분야에서 발탁했다. 미래 CEO 역할을 수행할 후보군으로 볼 수 있는 부사장·전무 승진자는 총 48명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품질 최우선’ 경영철학과 비전을 수립하기 위한 조직개편 및 승진인사도 단행했다. 이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우선 실천과제로 제시한 품질 경영과 맥을 같이 한다. 정 회장은 지난 2021년 임직원 타운홀 미팅에서 “품질 문제라면 자존심 따지지 마라”고 주문한 데 이어 올해 신년회에서도 “품질은 특정 분야가 아닌 우리 모두의 과제”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인사 역시 이 같은 기조가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현대차·기아 글로벌 최고 안전 및 품질책임자(GCSQO) 자리는 사장으로 승진한 브라이언 라토프 부사장이 맡는다.

브라이언 라토프 사장은 2019년 현대차 북미법인에 합류하기 전까지 27년간 제너럴모터스(GM)에서 근무했으며, 당시 대규모 리콜 사태를 겪은 GM의 내부 안전 체계를 재편했던 글로벌 차량 안전 전문가다.

이후 2022년부터 현대차 글로벌 최고안전책임자를 맡아, 엔지니어링 전문성과 고객 중심 품질철학을 기반으로 신속한 시장조치를 실시하면서 현대차의 브랜드 신뢰도를 높여왔다.

브라이언 라토프 사장은 향후 GCSQO로서 현대차·기아의 차량 개발부터 생산, 판매 이후까지 모든 단계에서의 품질 관리 정책을 총괄하며, 내부 프로세스, KPI 등의 혁신을 통해 고객 지향성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새로운 품질 철학이 신속하게 전파될 수 있도록 관련 기능을 담당 조직인 GSQO 산하로 두는 조직 개편을 시행할 계획이다.

현대차 국내생산담당 겸 안전보건최고책임자인 이동석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사장은 회사 전반에 대한 이해와 전략적 판단력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과감하게 교섭을 진행하며 올해도 무분규 타결을 이끌어내, 노조 창립 이후 사상 첫 5년 연속 무분규를 기록했다. 아울러 올해 역대 국내 최대 생산실적인 186만대 생산도 달성하는 등 생산과 노무관리 두 영역에서 모두 성과를 창출했다.

전문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 영입도 눈에 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HR본부장으로 BAT CHRO 출신의 김혜인 부사장을 영입·임명했다. 김 부사장은 영국이 본사인 글로벌기업 BAT그룹 최고인사책임자(CHRO)이자 경영이사회 멤버를 역임했다.

김 부사장은 인사, 문화, 다양성을 총괄한 경험을 토대로 현대차의 포용적 조직문화를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아울러 현대차의 인사제도와 조직문화에 글로벌 스탠다드를 이식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오토에버 대표이사에는 그룹 인사실장과 감사실장 등 경영지원 중요 분야를 책임져 온 김윤구 감사실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김 사장은 조직·리더십 체질개선, 외부 기술인재 영입 등을 통한 SW역량 강화 및 기초체력 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증권 대표이사에는 배형근 현대모비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배 사장은 현대차증권 대표이사 보임을 통해 업황 하락 국면을 대비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리테일 투자은행(IB) 분야의 본원적 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현대차그룹은 재무건전성 강화와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안정적 사업 성장에 이바지한 현대카드·현대커머셜 경영관리부문 대표 전병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 인사는 2025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 전략의 달성과 더불어 2030년을 준비하기 위한 리더십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그룹의 미래 사업 전환을 위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에 과감한 투자와 인사를 지속해서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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