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후보자, LH 사장 퇴임 후 광고도 받아…“전형적 이권 카르텔” 지적
공동설립한 피앤티글로벌은 LH연구용역 따내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퇴임 후 설립한 회사를 통해 LH 기업 광고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앞서 박 후보자는 또 다른 회사를 통해 사장 퇴임 후 LH 연구 용역을 받은 일도 드러난 상태다. 사장 퇴임 이후 지속적으로 LH에서 금전적 이득을 취한 것을 놓고 “전형적 이권 카르텔”이라는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나왔다.
20일 진행된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는 그가 LH 사장(2016년 3월~2019년 4월)을 끝나고 설립한 부동산 컨설팅 회사를 둘러싼 의혹에 질의가 집중됐다.
박상혁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LH에서 제출받은 광고 집행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LH는 박 후보자가 사장 퇴임 후 대표이사로 있던 신남방경제연구회에 2020년 9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광고 7건(2100만원)을 집행했다. 웹진에 기업광고 형식으로 게재된 LH 광고는 1건당 광고비가 300만원 가량이다. 신남방경제연구회는 박 후보자가 2019년 4월 LH 사장직에서 퇴임한 이후 2020년 4월 만든 아세안 국가 투자 전문 컨설팅업체다.
LH는 신남방경제원구회가 언론사와 공동 주최한 2020년 12월 ‘아세안 미래도시 비전 세미나’ 후원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박 후보자는 LH 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공동 설립한 해외 부동산 개발 컨설팅 회사 피앤티글로벌을 통해 LH 연구용역도 수주했던 사실이 앞서 밝혀졌다. 지난해 용역 계약이 체결된 ‘베트남 산업단지 개발사업 활성화를 위한 운영관리계획 수립’ 연구는 계약금이 2억7800만원이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사장 퇴임 후 LH에서 금전적 이득을 취한 것을 두고 “대표적 전관예우 카르텔의 사례”라고 입을 모았다. 박 후보자는 LH의 광고비 및 후원이 전관예우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뿐 구체적인 해명은 내놓지 않았다.
다만 피앤티글로벌의 LH 용역 수주를 놓고는 “실체적으로나 법률적으로나 이권 카르텔이 아니다”라면서 “LH 용역을 수주할 때 해외건설협외와 공동으로 응찰해 다른 법무법인 경쟁자와의 객관적 심사를 통해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박 후보자가 사외이사를 지낸 부동산 신탁회사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박 후보자가 사외이사로 있던 신영부동산신탁의 관리 부동산에서 전세사기 피해 13건이 나왔다고 밝혔다. 소유권을 신탁회사에 맡겨놓고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수법으로 사기 피해가 벌어진 것이다.
박 후보자는 이에 대해 “신탁등기를 통한 담보대출제도가 아직 남아 있는 줄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심 의원은 “사외이사를 하면서 그런 책임감이나 감수성도 없었다는 게 이해가 안간다”고 비판했다.
한편 박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으로 사업이 중단된 서울∼양평고속도로에 대해 “내년 예산에 일단 일부 반영돼 있어 고속도로는 진행돼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회에서 계류된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 실거주의무에 대해선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깊이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폐지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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