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현대차그룹 임원 인사 3대 키워드는...'세대교체·기술 인재·CEO 육성'

현대차그룹이 20일 단행한 2023년 하반기 정기 임원 인사의 3대 핵심 키워드는 철저한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한 △세대교체 △기술 인재 발탁 △최고경영자(CEO) 후보군 확대가 꼽힌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사업 전략에 속도를 더하고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총 252명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임원 승진 인사를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승진 인사는 국적·연령·성별을 불문하고 성과와 역량이 검증된 인재를 대상으로, 올해 거둔 역대 최고 성과에 걸맞은 보상과 격려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주요 임원 승진자. (왼쪽 위부터) 브라이언 라토프 현대차·기아 사장, 이동석 현대차 사장, 김윤구 현대오토에버 사장. (왼쪽 아래부터) 전병구 현대카드·현대커머셜 사장, 배형근 현대차증권 사장, 김혜인 현대차 부사장.

전체 승진 임원 가운데 신규 선임 임원은 총 197명이며, 이 가운데 38%를 40대에서 발탁해 미래 준비를 위한 세대교체에 중점을 뒀다. 신규 임원 가운데 40대 비중은 2020년 21%에서 2021년 30% 돌파 후 작년 35%, 올해 38%까지 확대했다.

기술 인재 중용 기조도 유지했다. 전체 승진 임원 중 30%를 연구개발(R&D), 신사업, 제조 등 기술 관련 분야에서 발탁했다. 미래 CEO 역할을 수행할 후보군으로 볼 수 있는 부사장·전무 승진자는 총 48명이다. 중량감 있는 핵심 리더 확보에 중점을 둔 인사 기조를 이어가면서 그룹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했다.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품질 최우선 경영철학과 비전 수립을 위한 승진 인사를 했다. 차량 안전·품질 관리 철학의 근원적 변화를 위해 브라이언 라토프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현대차·기아 글로벌 최고 안전 및 품질책임자(GCSQO)로 임명했다. 라토프 사장은 향후 GCSQO로서 차량 개발부터 생산, 판매 이후 단계까지 품질 관리 정책을 총괄한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전경.

현대차 국내생산담당 겸 안전보건최고책임자 이동석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사장은 신속하고 과감한 교섭으로 무분규 타결을 이끌며, 노조 창립 이후 사상 첫 5년 연속 무분규 달성에 기여했다. 올해 역대 국내 최대 생산 실적인 186만대를 기록하는 등 생산과 노무관리 영역에서도 성과를 냈다.

소프트웨어(SW)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 대표이사 사장은 김윤구 부사장에게 맡겼다. 김 사장은 현대차그룹 인사실장과 감사실장 등 경영지원 분야를 책임지며 그룹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췄다. 김 사장은 현대오토에버의 조직·리더십 체질 개선, 외부 기술 인재 영입 등을 통한 SW 역량 강화, 기초체력 다지기에 집중할 방침이다.

현대차증권 대표이사에는 배형근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내정했다. 배 사장은 현대모비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재임 중 미래 투자 강화를 위한 유동성 확보에 주력했다. 향후 배 사장은 업황 하락 국면을 대비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리테일 분야의 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병구 현대카드·현대커머셜 경영관리부문 대표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전 사장은 다양한 자금시장 위기를 직접 대응·돌파해 온 리스크 관리 전문가로 인정받는다. 작년부터 이어진 미국발 금리 급등기 가계부채와 조달 리스크를 성공적으로 관리하며 올해 회사의 영업이익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현대차 HR본부장으로 새로 영입된 김혜인 부사장은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 BAT그룹 최고인사책임자(CHRO)이자 경영이사회 멤버를 역임했다. 175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며 다국적 임직원이 근무하는 BAT에서 인사와 문화, 다양성을 총괄했다. 김 부사장 영입으로 현대차의 포용적 조직문화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미래 사업 전환을 위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에 과감한 투자와 인사 기조를 계속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