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연구용역·광고비 등 LH 전관예우 의혹에 "객관적 심사 거쳐"
LH의 광고비 집행 및 세미나 후원 지적도 "카르텔 아냐"
피앤티글로벌 대표 관계 논란엔 "LH 시절 만난 것 아냐"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설립한 회사에 LH로부터 연구용역 및 광고 등을 받은 것과 관련해 "객관적 심사를 거친 것"이라며 전관예우 의혹을 부인했다.
박 후보자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LH에서 이권카르텔을 혁파하겠다고 하는데 (후보자가) LH로부터 2억7800만원의 용역을 받은 것이 다 전관예우고 이권카르텔'이라는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실체적으로 법률적으로 이권 카르텔이 아니다"라며 "이권이나 카르텔이라면 뭔가 입찰을 위해 부정한 청탁을 하거나 왜곡하는 결과가 카르텔의 모습이고, 전관예우는 특별한 대우를 받았거나 하는 경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저희는 LH가 발주하는 용역을 인지한 뒤 공동으로 응찰을 해서 다른 법무법인 경쟁자와 객관적인 심사를 거쳤다"며 "공직자윤리법상에 퇴직한 지 3년5개월이 지나 법률적으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도 설명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2019년 4월 LH 사장에서 퇴임한 이후 2020년 2월 해외 부동산 개발 컨설팅 회사인 피앤티글로벌을 공동 설립해 사내이사직을 맡고, 2020년 4월에는 같은 목적으로 신남방경제연구회를 세워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런데 그중 피앤티글로벌은 해외건설협회와 함께 LH에서 지난해 9월 2억7800만원 규모의 '베트남 산업단지 개발사업 활성화를 위한 운영관리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박상혁 의원은 LH가 박 후보자가 대표이사로 있는 신남방경제연구회가 발행하는 웹진에 2020년 9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LH 기업광고를 게재하고, 1건당 300만원씩 7회에 걸쳐 총 광고비 2100만원을 집행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LH는 신남방경제연구회와 한 언론사가 2020년 12월 공동 주최한 '아세안 미래도시 비전 세미나'에 후원자로 참여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이와 관련해 "(LH 사장을 거친 후) 설립한 회사에 LH가 광고비를 대는 것이야 말로 전관 카르텔이자 전관예우 아니냐"며 "LH는 물적, 금전적인 후원이 없다고 하지만 LH가 왜 이런 토론회에 명의만 빌려주는 후원을 한 것인지 LH 말이 맞다고 해도 좀 더 밝혀봐야 될 문제"라고 강하게 질의했다.
이러한 LH의 광고비 및 후원이 전관예우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박 후보자는 "그렇지 않다"면서도 구체적인 해명은 하지 않았다.
박 의원뿐만 아니라 이날 청문회장에서는 이와 관련한 야당 의원들의 강한 질책이 이어졌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박 후보자가 내로남불의 전형일 수 있다"며 "LH 사장 출신으로, 피앤티글로벌 사내이사로 근무하며 LH에서 수주를 받았는데, 이는 LH 이권 카르텔을 끊겠다고 선언한 전임 장관 말에 의하면 전형적 내로남불"이라고 말했다.
또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직원도 아니고 (LH에서) 기관장으로 근무한 분이 용역을 수주한 것은 부적절하게 보인다"고 지적하자 박 후보자는 "(그런 지적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답했다.
한편 박상혁 의원은 박 후보자가 LH 사장 시절 인연을 맺었던 인사인 A씨와 함께 피앤티글로벌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그 회사의 사내이사로 들어간 점도 지적했다.
박 의원은 "A씨는 박 후보자가 LH 사장으로 재직하던 기간에 LH 미분양 처리를 위탁받아 분양 업무를 하신 분"이라며 "이 회사에 박 후보자가 사장 퇴임 후 사내이사로 들어간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이것이야 말로 전관 카르텔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제가 사장이 되기 전에도 LH 공공분양 중 미분양 아파트가 있는 경우 LH 직원들이 전문 분양대행업자에게 위탁계약을 해서 분양을 했다"며 "그중 한 현장을 A씨가 맡아서 분양사업을 해서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저와 A씨가 만난 것은 (LH)사장과 분양업자로 만난 게 아니고, 건설주택포럼이라는 민간연구단체 연구모임에서 제가 회장을 할 때 (A씨가) 사무총장을 하고 재무이사를 하면서 집행부를 구성해 처음 개인적으로 만나 같이 교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앤티글로벌이라는 회사는 (LH에서) 퇴직을 하고 나왔으니 뭔가 해야 되지 않겠냐, 동남아가 유망한데 동남아에 진출하기 전 실력을 갖추기 위해 컨설팅부터 하자고 해서 만든 회사"라며 "저와 A씨 등 3명이 출자를 하면서 대표는 A씨가 맡고 저는 신남방피앤티글로벌을 만들면서 신남방연구회도 따로 만들었다. 피앤티글로벌은 사업을 하는 조직이니 사업 경험이 있는 A씨가 하고, 신남방연구회는 연구를 하는 조직이니 연구 경험이 있는 제가 대표이사를 맡아서 하기로 각각 역할분담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gahye_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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