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오늘은 얘기 안 할 것 같다”···전날 발언 논란 여파?
‘총선 후 김건희 특검’ 묻자
“특별한 해석의 여지 없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0일 국회에 출석하며 “오늘은 얘기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악법” 등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의식적으로 기자들 질문을 회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오늘은 따로 얘기 안 할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한 장관은 “제가 마음이 좀 독해졌다”며 “처음에는 막 부담이 되어서 (기자들에게) 이야기를 했는데, 이젠 안 그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 장관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독소조항 제외 시 총선 이후엔 받아들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고 기자들이 묻자 “제가 발언한 건 같이 다 들으셨지 않나”라며 “똑같이 들은 걸로 (언론이) 해석한 걸 제가 뭐라고 말하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김 여사 특검을 공작으로 지칭한 발언이 수사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엔 “그걸 그렇게 들으셨나”라고 되물었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에 입장하는 순간부터 침묵 모드였다. 그의 입장 시각에 맞춰 취재 기자들이 국회 로텐더홀 앞에서 다수 대기했으나 한 장관은 “장관님 질문 좀 받으시라”를 기자들에게 거절의 손짓을 보내며 스쳐 지나갔다. 그를 따라간 기자들이 ‘오늘은 말씀을 아끼는 이유가 있느냐’고 묻자 한 장관은 “제가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있지 않느냐”고 답했다.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도 “어제 제가 드린 말씀에서 특별히 해석의 여지가 있는 건 없어 보인다”고 일축했다. 전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 수락을 시사한 것이냐는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향해 “말씀하십쇼” “더 (질문 있느냐)?”라고 말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한 장관은 전날인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면서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선전선동을 하기 좋게 특정해서 만들어진 악법”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후보로 유력 거론되는 가운데 김 여사 옹호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평이다. 한 장관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서도 “기본적으로 그 내용들이 몰카(불법 촬영의 잘못된 표현인 ‘몰래카메라’의 준말) 공작이라는 건 맞지 않나”라며 선을 그었다.
한 장관은 또 전날 “진짜 위기는 경험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과도하게 계산하고, 몸 사릴 때 오는 경우가 더 많았다”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같이 가면 길이 되는 것” 등 발언을 해 비대위원장직 수용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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