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막자"… 에코프로 대주주 공익재단 설립

이동채 전 회장 등 1000억 출연
문화·예술·교육 등에 지원키로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이 지난 4월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열린 '에코프로글로벌 헝가리 사업장' 착공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코프로 포항캠퍼스 전경. 에코프로 제공.

이동채 전 회장을 비롯한 에코프로의 주요 주주들이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1000억원을 출연, 문화·예술·교육 등을 지원하는 공익재단을 설립하기로 했다.

에코프로는 이동채 전 회장이 주요 주주로 있는 데이지파트너스의 가족사 지분을 토대로 약 1000억원을 출연해 공익재단을 설립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공익재단은 1000억원으로 출발, 출연기금을 확대해 향후 5000억원으로 규모를 키워나갈 예정이다.

공익재단은 지역의 문화 예술 인프라 개선 사업부터 시작해 교육으로 지원 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공익재단과 별도로 지방 벤처 기업들의 생태계 조성을 위한 펀드도 검토 중이다. 공익재단 운영에는 향후 에코프로 자회사들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프로는 내년 3월쯤 설립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지방의 문화·예술·교육 인프라를 확충한다는 방침 아래 내년 상반기 중으로 구체적이고 지속가능한 아이템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나설 계획이다.

공익재단 설립은 에코프로 성장모델의 연장선상에서 서울과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의 문화·예술·교육 인프라를 개선하는 게 주목적이다. 지방에서도 서울 등 수도권 수준의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이 전 회장은 오래전부터 지방 인구 감소와 소멸화를 방지하기 위한 기업인으로서의 책무를 고민해왔다. 공익재단 설립은 이 전 회장의 고민의 결과로 기업경영을 넘어 기업시민으로서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소명의식이 깔려 있다고 에코프로 측은 설명했다.

이 전 회장은 평소 지인들에게 "나는 지방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했으며 사업의 본거지를 지역에 두고, 지역인재들을 고용해 세계적인 배터리 소재 회사로 발전시켰다"며 "지방 소멸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해야 할 책무가 많다"고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익재단 설립과 별개로 친환경·배터리 생태계 구축을 위해 될성부른 스타트업 투자도 구상 중이다. 스타트업 투자 프로그램으로 제2, 제3의 에코프로가 탄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