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이란·쿠바까지… 지난해 미 중간선거 개입 시도 늘어”

미 국가정보국장실 보고서 공개
‘인플루언서 선전’ 수법 등 동원
미 ‘우크라 지원 약화’ 목적 등

지난해 11월 미국 중간선거 당시 중국, 러시아 등 미국의 적국으로 평가받는 국가들이 예전보다 더 잦은 선거 개입을 시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정보기관이 밝혔다.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19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보고서에서 중국, 러시아, 이란, 쿠바 등이 2022년 중간선거에 개입하려 했다고 판단했다. 이들 국가는 2018년 중간선거보다 지난해 중간선거에 더욱 활발하게 개입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선거 개입 시도에는 가짜 SNS 계정 및 가짜 웹사이트를 운영하거나 인플루언서에게 콘텐츠 선전에 대한 돈을 지불하고 홍보 회사를 활용하는 등의 수법이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보고서는 “개표 조작을 위해 선거 인프라 등에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흔적은 없었다”고 했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에 대해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이 미국 중간선거 개입 시도를 암묵적으로 승인했다”면서 “2020년 이후 ‘중국에 유리하게 미국 정책과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는 노력을 강화’하라는 광범위한 지시의 일환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공산당 지도자들은 미 의회가 반중 활동의 중심지라고 보고 의회에 집중할 것을 반복 지시했다”며 “중간선거는 미국 민주주의 모델을 혼란스럽고 비효율적이며 대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선전하기 위해 낙태와 총기 규제 등의 사회적 이슈에 대해 분열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자주 보낼 것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경우 민주당을 비방하고 선거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미국의 대우크라이나 지원을 약화하려 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란은 미국의 사회적 분열을 부각하고 미국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려 했지만 내부 불안 관리 등 문제로 그 시도가 제한됐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쿠바 등 일부 국가는 특정 후보자의 정책과 자국의 이해관계를 따져 지지 또는 반대 입장을 정하는 좁은 범위의 개입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의 미국 선거 개입 시도 정황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