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직원’ 동원해 보조금 41억원 ‘꿀꺽’···경찰,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1620명 검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6월부터 6개월간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전국 특별단속’을 추진한 결과 총 489건을 적발해 1620명을 검거했으며, 이 가운데 24명을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적발된 부정수급액은 1372억원에 이른다. 검거 건수와 검거 인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31.0%, 94.7% 증가했다. 부정수급 적발액은 492.9% 늘었다.
보조금 분야별로는 장애인 지원금 등 ‘사회·복지’ 영역이 39%(632명)로 가장 많았고, 산업기술 등 ‘기타 영역’ 26.5%(430명), 영농시설 현대화 등 ‘농림·수산 영역’ 12.5%(202명), 사립학교 지원금 등 ‘교육·보건 영역’ 9.3%(151명)가 뒤를 이었다.
유형별로는 보조금을 허위 신청해 수급하거나 재차 이를 횡령하는 유형이 86.3%(1398명), 정상적으로 보조금을 신청·교부 받은 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용도 외 사용’이 13.6%(221명)로 나타났다. 보조금 지급 과정에서 공무원이 유착된 ‘유착비리’도 1명 확인됐다.
경찰은 특히 이번 단속에서 사건을 송치할 때 보조금 지급기관에 전 건을 통보해 보조금의 국고 환수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기관별 환수조치액을 보면, 중앙부처가 1090억7000만원(79.5%), 지자체가 191억9000만원(14.0%), 기타 공기업이 89억으로 나타났다.
부산 지역 한 법인 회장 A씨와 대표 B씨 등 10명은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국비를 지원하는 청년 일자리 사업에 실제 일하지 않는 허위 직원 120여명의 이름을 올리는 수법으로 인건비 41억원을 빼돌렸다 경찰에 붙잡혔다. A씨와 B씨는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광주에서는 장애인들을 위해 책정된 보조금 20억원 상당을 편취한 장애인 지원기관 관리자 등 40명이 검거됐고, 전북에서는 자격 없이 약국을 개설하고 의료급여 등을 타낸 약국 종사자 등 31명이 검거됐다.
경찰은 단속이 종료되는 오는 31일 이후에도 관서별 첩보 수집과 유관부처 간 협업을 지속할 방침이다. 아울러 보조금 신고제보를 활성화하기 위해 최대 1억원의 신고보상금을 적극적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보조금 비리를 엄단함으로써 국가재정의 누수를 방지하고 경제정의를 구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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