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LG전자 합작회사 주식 소각하고 받은 797억에 법인세 109억 부과는 부당”

대법원. 뉴시스

LG전자가 합작 투자로 설립한 LG노텔(현 에릭슨LG)로부터 우선주 감자 대금으로 받은 797억여 원에 부과된 법인세 109억 원이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노정희)는 LG전자가 영등포세무서장을 대상으로 제기한 법인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LG전자가 LG노텔로부터 받은 797억 여 원은 출자·양도 계약과 별도의 배당금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우선주 약정은 사업 양도 이후에도 LG전자가 협력하게 할 필요가 있어 경제적 유인을 제공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LG전자는 2005년 8월 캐나다 네트워크 장비 업체 노텔네트웍스와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하고 LG노텔을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LG전자는 LG노텔 설립 후 2년 간 매출 목표를 달성하면, LG노텔 우선주를 소각하고 LG노텔이 환매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797억 원을 지급 받았고, 내국법인이 출자한 다른 내국법인으로부터 수익배당금을 받을 때 이 중 일부는 회계상 소득금액으로 넣지 않는 ‘익금불산입’으로 회계 처리를 했다. 하지만 세무 당국은 배당금을 실질적 네트워크 사업 양도 대금으로 보고, 법인세 109억 원을 부과했다.

LG전자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고, 1·2심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조세 회피 목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고, 정당한 세액 약 41억 원을 제외한 추가분은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세무당국의 주장을 인용,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파기환송심에서 별다른 사정 변경이 없으면 1심과 같이 약 67억 원의 세금이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