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2차 휴전 이뤄지나…인질 30~40명 석방 협상

홍석재 2023. 12. 2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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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전쟁]

16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들의 가족과 유족들이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억류된 자국 인질 30∼40명 정도의 석방을 대가로 가자지구에서 일주일간 휴전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적 1인자’로 불리는 이스마일 하니예는 이스라엘과의 ‘2차 휴전’ 협상을 위해 이집트로 향했다.

20일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 30∼40명을 석방시키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가자지구에서 전투를 일주일 정도 중단하겠다는 제안했다”고 협상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이스라엘 관계자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카타르의 중재를 통해 휴전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 이스라엘이 휴전 제안을 내놓은 것은 지난달 일주일간의 ‘1차 휴전’ 이후 처음 나온 것이다. 이 매체는 “이스라엘이 더 많은 인질을 석방하기 위해 진지한 협상 재개에 나설 의지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하마스의 정치적 지도자 하니예도 하마스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이집트 국가정보국(GNI) 압바스 카멜 국장 등과 만나 휴전 협상에 나선다고 이날 아에프페(AFP)가 보도했다. 카타르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하는 하니예가 직접 협상에 나설 만큼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수세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이날 이스라엘방위군(IDF)은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하마스의 여단급 무장조직을 붕괴시키고, 북부 핵심 거점인 자발리야 지역의 통제권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가자지구 남부에서도 이스라엘군은 일방적인 공습과 지상전을 벌이는 동시에 하마스 고위층을 잡기 위한 ‘핀포인트 제거 작전’까지 펼치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하루 전 “군사 임무를 끝낸 지역에서는 ‘다음 단계로 전환’이 가능하고, (남부로 피란 갔던) 가자 주민을 원래 살던 곳으로 다시 데려오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의 공세로 구석에 몰린 팔레스타인의 또다른 무장단체들도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들의 모습을 공개하면서 교전 중단을 우회 압박하고 있다.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이슬라믹 지하드(PIJ)의 알쿠드스 여단은 텔레그램에 이스라엘인 인질 두 명의 모습을 영상으로 올렸다. 알쿠드스 여단은 지난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때 인질로 끌려간 가디 모지스와 엘라드 카치르의 영상을 공개했다. 인질들은 “우리는 매 순간 죽어가고 있으며 견딜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며 “가족과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하루 전에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노인 인질 3명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공개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인질 관련 새 동영상은 이스라엘과 휴전 협상 타결을 위한 고위급 협상이 진행되는 시점에 나온 것으로 특히 고령 인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인질 영상을 공개하며 이스라엘 지도부에 이들의 석방을 위한 긴급 행동을 촉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스라엘 역시 휴전 협상 자체를 거부하고 있진 않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80여개국에 이르는 이스라엘 주재 국가 대사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인질 석방을 위해 두번째 인도주의적 (교전) 중단과 (가자지구에) 추가적인 구호 지원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헤르조그 대통령은 현재 2차 휴전 협상이 결론을 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하마스 가자지구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와 하마스 지도부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인질 석방 문제를 놓고 자국 정보기관인 모사드 고위 관계자가 미국 중앙정보국(CIA),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만나 새 협상안을 논의했다. 하마스가 ‘휴전 없이는 인질 석방도 없다’는 입장이어서 결국 2차 휴전과 인질을 어떤 조건으로 맞바꿀지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협상과 관련한 소식통을 인용해 “인질 석방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제안을 논의하는 등 회담 자체는 긍정적이었다”면서도 “합의가 금방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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