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석학 뒤플로 “韓, 보편적 소득보장보다 ‘선별 지원’이 적합”

이정민 기자 2023. 12. 2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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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 우수한 데이터 확보가 가능한 한국과 같은 국가에는 필요한 곳에 예산을 배분할 수 있는 선별적 소득보장 제도가 더 필요합니다."

뒤플로 교수는 이어 "보편적 소득보장 제도는 통계 정보가 약해 선별 지원이 불가능한 빈곤국에 적합하다"면서 "하지만 한국과 같은 부유한 국가에서는 통계 시스템으로 정부가 국민의 수입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자원의 선택과 집중이 가능해 선별적 소득보장 제도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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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시장과 대담
吳 “안심소득 전국 확대 가능”
DDP서 특별대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3 서울 국제 안심소득 포럼’에서 오세훈(왼쪽) 서울시장이 2019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에스테르 뒤플로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통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 우수한 데이터 확보가 가능한 한국과 같은 국가에는 필요한 곳에 예산을 배분할 수 있는 선별적 소득보장 제도가 더 필요합니다.”

에스테르 뒤플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20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2023 서울 국제 안심소득 포럼’에서 ‘복지 사각 및 소득 격차 해소를 위한 새로운 보장제도 모색’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특별대담에서 선택적 또는 보편적 소득보장 제도 중 어느 제도가 한국에 적합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뒤플로 교수는 이어 “보편적 소득보장 제도는 통계 정보가 약해 선별 지원이 불가능한 빈곤국에 적합하다”면서 “하지만 한국과 같은 부유한 국가에서는 통계 시스템으로 정부가 국민의 수입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자원의 선택과 집중이 가능해 선별적 소득보장 제도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득 통계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는 서류 신청서 작성도 하나의 방법이기는 하지만 서류 작성이 어려워 신청을 포기하는 상황도 발생해 오히려 복지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며 “안심소득과 같은 선별적 소득보장 제도의 경우 수혜 대상에 대한 완벽한 소득 파악이 안 돼 누락돼야 할 사람이 포함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시스템을 더 복잡하게 해서 지원이 필요한 사람이 배제되는 것보다는 낫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에 대해 “어떤 사회 실험이든 많은 한계가 있을 수 있는데 한국은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정확한 소득을 파악하는 것이 아직 완벽하지 않다”면서도 “신용카드 사용비율이 높아지고 있어서 안심소득과 같은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해 시행할 수 있는 몇 년 뒤에는 소득 파악이 더 정확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뒤플로 교수는 선별적 소득보장 제도가 소득 재분배 효과에도 더 낫다고 평가했다. 그는 “보편적 소득보장 제도를 적용하면 많은 사람에게 지원이 가능하겠지만, 대상자들이 받는 금액은 매우 적어 그 사람들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서 “선별적 지원은 낙인효과를 조심해야 하지만 국가 재정 시스템 안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파악해 집중 지원할 수 있어 부의 재분배 효과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부 사람들이 일하지 않을 수 있다는 위험성 때문에 일정 소득 보장 제도 도입에 대해 우려감이 있긴 하지만 다소 과장된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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