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앞두고 쓴 안중근 붓글씨 113년만에 고국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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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호랑이의 웅장한 형세를 어찌 지렁이와 고양이의 모습에 비견하겠는가."
중국 뤼순(旅順) 감옥에 수감된 안중근(1879∼1910) 의사는 사형집행을 목전에 두고서도 흔들리지 않는 호연지기를 보였다.
안 의사는 사형을 선고받은 1910년 2월 14일부터 순국한 3월 26일까지 40일간 뤼순감옥에서 200여 점의 휘호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필치가 시원스럽고 "경술년 삼월 뤼순 감옥에서 대한국인 안중근이 쓰다"란 문장과 특유의 짧은 약지 손도장도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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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호랑이의 웅장한 형세를 어찌 지렁이와 고양이의 모습에 비견하겠는가.”
중국 뤼순(旅順) 감옥에 수감된 안중근(1879∼1910) 의사는 사형집행을 목전에 두고서도 흔들리지 않는 호연지기를 보였다. 큰 종이에 먹으로 써내려간 ‘용호지웅세 기작인묘지태(龍虎之雄勢 豈作蚓猫之態·사진)’라는 휘호엔 용과 호랑이에 빗댄 당당하고 씩씩한 기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안 의사가 남긴 이 유묵(遺墨·생전 남긴 글씨나 그림)이 19일 서울옥션 미술품 경매에서 19억5000만 원에 낙찰됐다. 당초 추정가 5억∼10억 원을 크게 웃도는 가격으로 역대 의사 유묵 중 최고가다.
안 의사는 사형을 선고받은 1910년 2월 14일부터 순국한 3월 26일까지 40일간 뤼순감옥에서 200여 점의 휘호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에 있는 유묵은 30여 점으로, 이 중 26점은 보물로 지정됐다. 필치가 시원스럽고 “경술년 삼월 뤼순 감옥에서 대한국인 안중근이 쓰다”란 문장과 특유의 짧은 약지 손도장도 선명하다. 독립운동가의 유묵이 113년 만에 반환됐단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유승목 기자 mo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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